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프라이빗 뱅커(PB)' 선발 기준은?

도덕성기본, 인상·가족사도 중요<br>음주운전등 사회규범 어긴사람 탈락대상<br>험난한 선발 절차·혹독한 훈련거쳐 뽑아<br>신한銀 작년 신입행원 80% 지원 '별따기'


고준석(42) 신한은행 PB지원실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팬카페에 2,300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은행권에는 고 팀장처럼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스타 프라이빗뱅커(PB)들이 여러 명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대중적 인기는 검증된 자산관리 능력과 함께 세련된 매너, 도덕성 등이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PB마케팅이 가열되면서 은행원들에겐 PB가 되는 게 꿈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신입행원의 80%가 PB를 지원했을 정도다. 그러면 은행들이 어떤 기준으로 PB를 선정할까. 은행들은 PB의 개인적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그들의 신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은행들은 스타 PB를 양성, 얼굴 마담으로 내놓기 위해 아주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PB에게는 뛰어난 금융지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남의 돈을 관리하는 직업의 특성상 어떤 직업보다 고도의 도덕성과 신용이 요구된다. 음주운전 등 각종 사회규범을 어긴 사람은 탈락 대상이다. 심재오 국민은행 PB사업부장은 “기본 이력서는 물론 동료 및 선배 등 주변의 평가, 그리고 가정사까지 PB 선발기준이 된다”며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거나 결손가정에서 자라는 등 개인적으로 불행한 과거는 결격사유”라고 말했다. 아울러 고객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달려가 문제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성과 성실성이 중요하다. 한상언 신한은행 올림픽선수촌지점 PB팀장은 “PB를 선발할 때 그 동안의 업무성과나 고객관리 경험 등 전문적인 자산관리 능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인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인성은 객관적으로 점수화할 수 없기 때문에 은행들은 PB를 뽑을 때 여러 가지 내부 제도 및 프로그램을 이용해 필요한 인력을 선발한다. 대부분 은행들이 예비PB제도 등 인력풀을 형성하고 기본소양 교육과 검증기간을 거친다. 이중 몇 차례의 심층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하게 된다. 엄선된 직원들 중에서 다시 PB를 뽑는데도 경쟁률은 평균 수십대1이다. 장경훈 하나은행 PB지원팀장은 “면접에서 지식과 경험뿐만 아니라 인상ㆍ대화기술 등도 중요하게 살핀다”며 “예비PB들은 맡은 일을 하면서 최소 4개월의 PB교육을 받고 투자상담사ㆍ자산관리사ㆍ공인중개사 등 금융 관련 자격증을 보통 4, 5개씩 딴다”고 설명했다. PB로 선발돼도 바로 고객을 만나지 못한다. 지점에서 몇 년 동안 선배 PB들의 업무경험과 노하우 등을 보고 배우는 수련기간을 거친다. 원석을 갈고 다듬어 보석으로 가공해내는 셈이다. 심 팀장은 “PB센터에 한번 사고가 나면 바로 문을 닫아야 한다”며 “따라서 인성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을 PB로 뽑는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PB들의 사후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PB들이 분기별로 자기진단서를 통해 윤리의식을 체크하며 6개월마다 한번씩 자체 평가를 통해 자격 미달 또는 함량 부족자를 솎아내 별도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규장 우리은행 PB사업단장은 “PB에게 자산관리 지식이 영업의 역량을 나타내는 척도라면 고객관리 경험은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이라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PB가 된 은행원은 부자들의 자산관리는 물론 세무상담을 통해 각종 절세방법을 알려주고 유언장 작성 및 집행 등 상속관련 업무, 그리고 고객 자녀들의 결혼까지 일일이 챙기며 현대판 부자들의 집사 역할을 하게 된다.

관련기사



김정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