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혼을 한 직장인 최모(36ㆍ남)씨는 일과 자기개발에 전념하며 당분간 혼자 지낼 계획이었다. 최씨는 그러나 "경기 불황으로 불안감과 직장 내의 스트레스로 힘이 들었고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해 의지할 만한 사람이 절실히 필요했다"며 재혼을 결심했다.
두달 전 회사 사정으로 실직한 김모(32ㆍ여)씨. 당장은 실업급여로 지내고 있지만 앞으로 생활이 막막해 최근 재혼정보회사에 가입을 했다.
경기 불황으로 초혼 연령이 늦어지는 데 비해 재혼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재혼은 남자가 5만7,217건, 여자는 6만2,768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0.1%, 1.4% 증가했다.
재혼을 희망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www.gayeon.com)은 올해 1ㆍ4분기 재혼 희망 회원 가입자 수(2,314명)가 지난해 같은기간(1,798명)보다 10%가 늘었다고 27일 밝혔다.
재혼 희망자들도 경기불황이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연'이 지난 9일부터 25일까지 재혼 희망자 568명(남252, 여316)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은 51%, 여성은 39%가 '영향을 미친다'라고 응답했다.
재혼을 결심한 이유로는 남성의 경우 '심리적 안정'(41%)이란 대답이 가장 많았고 '자녀 양육'(24%), '가족ㆍ친지의 권유'(20%), '경제적 안정'(13%) 등의 순이었고 여성은 '경제적 안정'이 33%로 1위를 차지했고 심리적 안정'(28%), '자녀양육'(22%), '가족·친지의 권유'(1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가연'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장기화 된 경기침체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시점에서 사회 안팎으로 겪는 고충을 결혼으로 완화시키려는 심리상태가 재혼 급증으로 이어지는 현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