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 D-9] 초박빙에… "정실인사" vs "부패 스캔들" 난타전

호세프 낙승 예상 깨고 경제 부흥론 앞세운 네베스 지지율 45%로 근소한 우위

호세프, 정실인사 의혹 제기… 네베스 '뇌물 연루설'로 맞불

의혹 폭로 네거티브전 비화


오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최종 결선을 앞둔 브라질 대선이 브라질의 정치역사상 가장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경제 대 경제'의 정책대결을 벌이는 두 후보 간 싸움은 막판 들어 부패 스캔들과 정실인사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되며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브라질 여론조사기관 이보페가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아에시우 네베스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 후보는 45%의 지지율로 43%를 얻은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을 근소하게 앞섰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일 1차 투표에서 3위를 기록했던 '아마존 여전사' 마리나 시우바 후보가 12일 네베스 지지를 선언한 뒤 처음 실시됐다. 앞서 9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차이가 2%포인트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시우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 집권여당 세력에 맞선 야권의 세 결집이 될 만큼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차 투표 직후만 해도 이른바 '시우바 열풍'을 잠재운 호세프 대통령이 결선에서 무난하게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결선에 진출하며 '언더독 효과(약자가 강자를 이겨주기를 바라는 심리)'를 누린 네베스가 친기업 정책을 통한 경제부흥론을 앞세워 전세 역전에 성공하며 승부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형국으로 전개되고 있다.


브라질 정치분석가 앙드레 세자르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선거 판세가 초박빙 양상"이라며 "앞으로 남은 후보 토론에서 한 쪽이 큰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이 같은 흐름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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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경제를 일으킨 세력'과 '경제를 (다시) 일으킬 세력' 간의 대결로 요약된다. 호세프 대통령은 브라질 정치역사상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자 2000년대 초반 경제호황을 이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있다. 반면 네베스 후보는 상반기 내내 브라질 경제를 마이너스 성장으로 내몬 호세프의 경제 실정(失政)을 부각시켜 자신이 경제 재부흥을 이끌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브라질 정치사상 가장 박빙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이번 대선은 수백만명을 빈곤의 수렁에서 건진 정부(룰라 시기부터의 PT당)를 다시 선택하느냐, 아니면 침체에 빠진 국가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친기업 정책으로 무장한 네베스를 찍느냐의 대결"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막판 선거 양상은 이 같은 정책대결을 뒤로 한 채 각종 의혹 폭로의 난타전으로 변질되고 있다. 14일 열린 TV토론이 그랬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네베스 후보의 정실인사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네베스가 미나스제라이스 주지사 시절 친척들에게 정부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특혜 채용을 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네베스의 삼촌이 운영하는 농장 근처에 공항이 건설된 데 대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반면 네베스 후보는 페트로브라스 뇌물 스캔들을 파고들었다. 브라질 최대 기업이자 국영에너지 회사인 페트로브라스가 2010년 대선 직전 체결한 수백만달러 규모의 계약에 현 집권여당인 PT당 인사들이 계약금의 3%를 뇌물로 떼갔다는 의혹을 놓고 호세프의 연루 가능성을 캐물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질 국민들은 너무 많은 비리를 봐온 터라 웬만한 정치 스캔들에는 무감각하지만 이번에는 타이밍이 좋지 않다"며 페트로브라스가 호세프 재선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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