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변호사 성적' 공개해도 된다

검찰, 소송승패율등 인터넷에 올린 '로마켓' 무혐의 처리

변호사의 소송 승패율과 인맥지수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법률 사이트의 행위에 대해 검찰이 이례적으로 무혐의 처리했다. 변호사의 개인정보라고 할 수 있는 영업정보라도 변호사의 공익적 성격과 국민의 알권리를 감안, 공개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28일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 3월 인터넷 법률사이트인 로마켓에 대해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검찰의 이번 결정에 따라 ‘변호사 소송 성적’이 공개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최이교 로마켓 대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는 변호사 승패율 공개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변호사 시장이 완전경쟁 시장으로 바뀌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검찰의 결정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변호사 성적이 완전 공개될 경우 승소율이 높은 우수 변호사 위주로 소송의뢰가 몰리고, 그렇지 않은 변호사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되는 시대가 도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최 대표는 “소송 승패율이 공개될 경우 능력 없는 변호사는 기업체나 관공서ㆍ자영업 등으로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라며 “변호사 시장이 경쟁체제를 갖춰야 수임료도 싸지고 서비스 질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변호사회 등 변호사단체는 “수임내역이나 소송 승패율 공개는 변호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행위”라고 맞서 변호사 영업정보 공개를 둘러싼 양측간 논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서울중앙지법은 서울변호사회가 로마켓을 상대로 낸 개인정보 인용 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승소율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결정을 내린 상태이고 손배 청구 및 정보게시금지 청구소송 등 본안소송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치열한 법정공방도 예상된다. 한편 로마켓은 지난해 5월 93년부터 2004년까지 국내 변호사의 수임 내역과 승패율, 전문 분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변호사 전문성 지수’ 서비스를 시작해 변호사단체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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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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