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강북 '미술벨트' 지각변동

인사동·강남일대 중진급 화랑들<br>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겨냥<br>통의·팔판동으로 잇따라 이전<br>문화·관광 핵심콘텐츠 부상 예고


경복궁을 중심으로 한 서울 강북의 '미술벨트' 지형도가 달라진다. 24일 미술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인사동과 서초구 신사동, 삼청동 등지에서 성업 중이던 중진화랑들이 통의동, 팔판동으로 이전하는 등 지각변동이 잇따르고 있다. 이를 두고 화랑가에서는 오는 2012년 옛 기무사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을 겨냥, '강북 미술벨트'의 수혜를 내다본 포석이라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통의동, 팔판동으로=1994년 개관해 신사동 본점과 청담동 분점을 운영하던 '강남 토박이' 화랑 갤러리시몬(대표 김영빈)이 올해 초 통의동에 부지를 확보했고, 건축가 유병안씨가 내년 완공을 목표로 4층 건물을 신축할 예정이다. 재개관 후에는 국제 무대에서 활약중인 노상균ㆍ이기봉ㆍ강애란 등 대표작가의 세련된 설치작품이 경복궁 서편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절묘한 조화를 이뤄낼 전망이다. 또 인사동에서 10년 이상 터전을 닦은 갤러리아트싸이드(대표 이동재)는 지금 열리고 있는 최태훈 조각전을 끝으로 통의동으로 이전, 내년 여름 문을 연다. 국내 신진작가 발굴은 물론 베이징지점을 운영하며 중국현대미술과의 활발한 교류를 주도해 온 화랑이다. 2006년 삼청동에 문을 연 리씨갤러리(대표 이영희)는 청와대 진입로 쪽 팔판동으로 이전해 다음달 초 서용선ㆍ오원배ㆍ황주리의 3인전을 통해 새 공간을 선보인다. 장욱진ㆍ오수환ㆍ배병우 등 동양정신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기획했던 화랑으로 레스토랑과 아트샵이 북적이는 대로변에서 호젓한 곳으로 이전을 결정했다. 청와대길 초입의 공근혜갤러리(대표 공근혜)는 현재 청와대 춘추관 바로 옆에 신축 공사를 진행중이며, 이르면 다음달 중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강북의 거대 '미술벨트' 조성=이들 화랑의 이전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개관 및 서울시가 추진중인 '서촌' 개발로 인한 미술계 지각변동과 무관하지 않다. 우선 경복궁 동쪽은 동십자각에서 삼청동 방향으로 금호미술관과 갤러리현대ㆍ학고재ㆍ국제ㆍ선컨템포러리, 소격동 안쪽으로 아트선재센터와 이화익갤러리ㆍ아라리오ㆍPKMㆍ원앤제이갤러리, 북쪽으로 몽인아트센터와 아트파크갤러리까지 이어지는 미술거리가 형성돼 있다. 또 경복궁 서쪽 서촌 지구에는 효자동 문화센터, 청계천-백운동천의 자연물길 회생 등 서울시의 개발 의지로 내년말까지 녹색쉼터와 경제활력이 어우러진 문화벨트가 조성된다. 이곳에는 국립고궁박물관, 대림미술관, 37년 전통의 진화랑,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브레인팩토리 같은 대안공간 등 미술계 '알짜'들이 이뤄놓은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현재의 기반 위에 2012년 기무사 터에 서울관이 들어서면 경복궁을 축으로 동서에 거대한 '강북미술벨트'가 형성돼 문화와 관광의 핵심 콘텐츠로 부상할 전망이다. 미술시장 전문가인 서진수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도적인 사업체들은 불황이라 불리는 경제 위축기를 투자의 적기로 삼는다"라면서 "미술시장도 10~12년 주기의 시장 순환을 따르는데 97년 IMF이후, 지난해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이 같은 재도약의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국내 미술시장이 산업으로 자리잡아가면서 화랑주들이 경제 변동의 장래를 내다보고 합리적으로 경영하는 모습은 바람직하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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