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현대차 수출 1,000만대

현대자동차가 수출 1,000만대의 금자탑을 쌓아 올리며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역사에 또 하나의 큰 획을 그었다. 지난 1976년 최초의 국산모델인 포니 6대를 에콰도르에 수출한지 28년 만에 일궈낸 성과다. 이 같은 성취는 현대차로서도 큰 경사이지만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막중한 의미를 갖는다. 자동차산업은 철강금속ㆍ기계ㆍ전기전자ㆍ석유화학 공업 등 거의 모든 공업 분야에 걸쳐 2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종합공업으로 한 나라의 기술력과 공업품의 품질수준을 알려주는 척도인데다 국민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기간산업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생산국치고 후진국이 없다는 사실은 자동차산업의 기술적 상징성을 잘 말해준다. 자동차산업의 수출ㆍ고용ㆍ국가재정 등에 대한 기여도 또한 지대하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고용의 경우 2002년 기준 현대ㆍ기아차만도 종업원이 7만7,000명에 이르며 전체 완성차업체 및 부품 협력업체와 운수 등 관련산업 인력까지 합치면 152만여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수의 8%에 달한다. 자동차관련 세수는 23조3,000억여원으로 국가 총세수의 18.2%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국내 자동차업계의 선두 주자인 현대차가 세계시장에서 우리 상품의 위상을 높이고 국가경제 발전에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차의 위업 달성의 원동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뭐니 뭐니해도 지속적인 품질향상 노력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여기에는 과거의 시련이 좋은 약이 됐다. 지난 1987년 미국 타임지가 ‘엑셀이 몰려온다’며 커버스토리로 다룰 만큼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품질과 애프터서비스 문제로 한동안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쓴 맛을 봤고 줄곧 ‘싸구려’ 이미지에 시달렸다. 현대차는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을 통해 이를 극복해냈고 이제 미국ㆍ일본의 경쟁차종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수준에까지 이르렀으며 이것이 수출 1,000만대 달성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현대차의 수출 1,000만대 달성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성취에 만족하지 말고 장기 비전인 세계 5대 자동차메이커로의 도약을 위해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현대차는 품질에서 괄목할만한 진전을 이룬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은 고급차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이런 이미지를 탈피하고 명실상부한 세계적 자동차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세계최고의 명차들과 경쟁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기술개발ㆍ품질 향상 노력과 함께 노사화합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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