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버냉키 신뢰하락 '對인플레戰' 강경화 효과낼지도

암참, 버냉키에 불만 노골화…FRB 내부 이견도 주목

벤 버냉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 대한 금융시장의 신뢰 `하락'이 그로 하여금 학자 때 소신인 `인플레 목표치' 실행을 모색토록 하는 파급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28일 월가에서 나와 눈길을 끈다. 이런 관측은 버냉키가 인플레에 대해 엇갈린 발언을 잇따라 내놔 시장을 혼란스럽게하고 있다고 미국 재계를 대표하는 미상공회의소(암참)가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린 것과 때를 같이하는 것이기도 하다. 시장 일각에서는 버냉키가 전임자인 앨런 그린스펀과는 달리 통화 정책과 관련해 '너무 솔직한 발언'들을 토해내온데 대해 헬리콥터처럼 시끄럽다는 비아냥으로 '헬리콥터 벤'이란 표현을 쓰기도 한다. 암참의 마틴 레갈리아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날 워싱턴에서 향후 경제를 전망하는브리핑을 통해 버냉키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레갈리아는 버냉키가 "하루는 이런 소리를 했다가 그 다음주에는 전혀 다른 말을 한다"면서 "그가 실질적으로 행하는 쪽에는 B+ 혹은 C- 학점을 줄 수 있으나 말하는 쪽에는 단연코 C- 아니면D-를 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버냉키가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을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레갈리아는 버냉키가 지난 2월 FRB 의장에 취임한 후 `FRB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해온데 대해서도 "그의 이런 엇갈린 발언들이 결코 투명성 제고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그린스펀의 경우 "FRB 의장의 한마디 한마디가얼마나 영향력이 큰지를 잘 이해했다"면서 버냉키는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블룸버그는 버냉키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떨어진 것이 그의 평소 소신인 인플레목표치를 FRB 정책에 본격 반영시키는 쪽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버냉키가 프린스턴대 교수 시절인 지난 2000년 1월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글 등을 인용하면서 'FRB가 너무 의장에게 치중돼있다'는 점을 그가 비판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러던 버냉키가 바로 그 FRB 의장에 올라 'FRB의 권위를 의장으로부터 떼어내려는 과정에서 이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CNN 머니도 버냉키의 `솔직하고 과감함'이 시장에 혼란스럽게하고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 `인플레까지 컴백'해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 머니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지난 12개월 사이 4.2% 상승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시장이 `구관이 명관'이라고 그리워하는 그린스펀 재직 말기에는 인플레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낮았음을 지적했다. 로이터는 버냉키가 이처럼 인플레에 강하게 나가는데는 FRB 의장 취임 후 시장 일각에서 '버냉키가 실은 인플레에 유화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을 의식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냉키가 지난달 미국 TV 기자와 회견하면서 인플레에 확실하게 대처할 것임을 강조한 것과 얼마전 경제인 포럼에 참석해서도 "미국의 성장이 위축되는 시점에 반갑지 않은 인플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거듭 지적한 것이 이런 맥락이라는 얘기다. 버냉키의 이런 발언들 때문에 증시가 주저앉았음은 물론이다. 블룸버그는 그린스펀이 FRB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인플레와 관련해 "수수께끼", "점진적" 등의 모호한 표현들을 써온데 대해 버냉키가 교수 시절 거침없이 불만을 터뜨린 점을 상기시켰다. 버냉키가 당시 '그린스펀이 곧 FRB'식으로 받들어지는데 대해서도 강하게 불만을 터뜨린 점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버냉키가 FRB 부의장에 오른 도널드 콘을 위원장으로 하는 FRB 커뮤니케이션 패널을 갓 구성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를 통해 평소 소신인 FRB와 시장간 의사소통 원활화를 적극 모색할 계획임을 지적했다. 그러나 FRB의 일부 통화정책이사와 산하 연방준비은행총재들이 버냉키의 이런 방침에 여전히 의문을제기하고 있어 실행에 적지않은 내부 마찰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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