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제회생을 위한 ADB의 충고

[사설] 경제회생을 위한 ADB의 충고 • ADB, 올 한국경제 성장률 4.4%로 하향 경제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개발은행(ADB)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대폭 하향 수정해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ADB는 올해 우리경제의 GDP성장률 전망치를 당초의 4.8%에서 4.4%로, 내년 성장률은 5.2%에서 3.6%로 대폭 내려 잡았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이번 수정전망에서 중국ㆍ타이완ㆍ홍콩ㆍ싱가포르 등 42개 회원국 대부분이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된 반면에 네팔ㆍ타이 등 일부 국가들의 성장률 전망이 하향 수정됐는데 우리나라가 하향 수정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우리경제에 대한 ADB의 대폭적인 경제성장률 하향 수정은 최근 많은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수정전망 이후에 나온 것일 뿐 아니라 지금까지 나온 성장률 전망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ADB는 이처럼 내년 우리경제 성장전망을 대폭 낮춘 배경을 IT부문의 침체조짐에 따라 수출이 보합세에 그치는 가운데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결여로 인한 경제불안을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ADB는 ‘(한국은) 경제회생에 필요한 핵심 어젠다를 놓쳤다’는 전제아래 ‘최근 개혁정책의 초점은 점차 재벌의 투명성 제고나 분배개선, 사회안전망 강화 등 사회 경제적인 문제에 더 맞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같은 정책 주안점의 변화가 기업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에 대한 신뢰를 다시 얻고 투자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개혁 정책의 초점을 경제적 효율성과 생산성에 맞춰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정부의 정책기조가 지나치게 분배위주로 선회하는 것을 지양하고 경제전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정책을 구사해야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ADB의 이 같은 지적과 충고가 아니라도 경제난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지만 과거청산ㆍ수도이전ㆍ국보법 폐지 등을 둘러싸고 정치적 갈등과 소모전이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자연히 경제현안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가 재벌개혁ㆍ분배와 지역균형발전 등 장기과제에 지나치게 집중됨으로써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생산성과 효율성 강화문제가 다소 등한시 되고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참여정부의 정책기조와 방향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시기적으로 경제사정이 어려운 시점에서 성장보다는 분배, 효율성보다는 균형 등에 비중을 둠으로써 정책불신을 낳고 결과적으로 경제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야 개혁도 가능하다. 말하자면 장기적으로 성과가 나타나는 개혁을 감당할만한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는 경제회생에 필요한 핵심 어젠다, 다시 말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문제에 대해 좀더 정책적인 비중을 두는 유연한 정책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 경제가 무너지면 분배도 개혁도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입력시간 : 2004-09-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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