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원유보다 싼 휘발유 가격

싱가포르 현물시장서 원유보다 0.15弗낮게 거래<br>휘발유수요 감소가 원인

보통 정제비용 등으로 인해 원유 가격보다 높은 국제 휘발유 가격이 최근 시장에서 원유 가격을 밑도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4일 정유업계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국제 휘발유(옥탄가 92 기준) 현물가격은 배럴당 120.25달러였는 데 반해 같은 날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120.40달러로 국제 휘발유 가격이 원유 가격보다 배럴당 0.15달러 낮게 거래됐다. 휘발유는 원유를 정제하는 공정을 거쳐 나오기 때문에 제조비용을 감안할 때 두바이유에 비해 가격이 10~20% 높게 형성되는 게 정상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두바이유와 국제 휘발유 가격이 역전된 것을 두고 원유 가격 하락 안정세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휘발유 가격의 하락은 휘발유 수요가 줄어서이기 때문에 정제하려는 원유수요도 감소해 원유가 하락세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휘발유가 두바이유 가격보다 낮게 거래된 것은 2001년 8월2일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2001년 8월 당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24.56달러였으며 국제 휘발유 현물가격은 24.50달러였다. 대한석유협회의 한 관계자는 “당시는 아시아 외환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세계 휘발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각 정유사들이 국제시장에서 휘발유를 덤핑가격으로 쏟아내다 보니 원유 값을 밑도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정제비용 등을 감안할 때 휘발유 가격이 일반적으로 원유 가격보다 높기 때문에 지난해 5월에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두바이유보다 36% 높게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국제 휘발유 가격은 7월4일 배럴당 147.30달러로 최고치에 달한 후 거의 매주 하락하고 있다. 이는 고유가와 경기둔화로 휘발유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두바이유와 휘발유의 현물가격 차이는 6월4일 배럴당 15.62달러까지 벌어졌으나 한달 뒤인 지난달 4일에는 6.6달러로 좁혀졌고 같은 달 31일에는 0.49달러로 줄어드는 등 최근 빠른 속도로 축소됐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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