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밀려난 우리금융 임원 '자사주 빚더미'에 한숨

연말 인사서 퇴직 처리된 13명 사주 자격 상실, 석달내 갚아야<br>주식은 오를 기미 없어 속앓이

우리은행 임원들이 우리사주를 통해 대출받아 1억원 상당까지 우리사주를 사들였지만 상당수 사람들이 이광구 행장 내정자의 이번 인사 조치로 퇴직하는 바람에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난처함을 겪게 됐다. 우리사주 자격이 없어져 3개월 내에 대출금을 상환해야 해 사들인 주식을 도로 팔아 갚아야 하지만 우리은행 주식 가격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애를 태우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행장·수석부행장 등 등기임원을 제외한 우리은행 임원들은 최근 자사 소수지분(17.98%) 매각시 우리사주를 통해 각각 1억원어치의 자사주(약 9,000주)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한 임원은 "이순우 행장이 자발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처럼 본부장 이상 임원들 또한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자발적으로 주식을 매입하자고 뜻을 모았다"면서 "대체로 우리사주를 통해 연 2.71%의 저금리로 자금을 대출받은 뒤 많게는 1억원 상당까지 주식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난 5일 있었던 우리은행 임원 인사에서 4명의 부행장, 1명의 상무, 8명의 본부장 등 총 13명의 임원들이 퇴직해 우리사주 자격을 잃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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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주 자격을 잃으면 3개월 내에 우리사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을 상환해야 한다. 3개월 내에 주식을 찾아 매각한 돈으로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지만 은행 주식 가격이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아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은행 우리사주조합은 1주당 1만1,350원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우리은행 종가는 1만400원이다. 우리은행이 부실을 많이 떨어냈지만 3개월 내 주식 가격이 10%까지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주식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쥐고 있다고 쳐도, 우리사주조합이 제시하는 금리(연 2.71%)보다 더 높은 이자를 내고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주식을 보유해야 해 결국은 상처만 남게 됐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퇴직한 후로부터 3개월 내에 주식을 찾을 수 있다. 이를 매각해서 우리사주조합으로부터 빌린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면서 "최근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금융사 주식들이 전반적으로 내려가 있어 퇴직 임원들에게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 소수지분 입찰에서 매각 측이 정한 예정가격이 주당 1만1,050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분 10%를 응찰했던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FP)와 싱가포르투자청 컨소시엄이 주당 불과 50원 차이로 탈락하게 됐다. 어피너티-GIC는 주당 인수가격으로 1만1,000원 상당을 써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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