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티그룹, 엔론부정 도왔다"

'비정상적 금융기법동원 유동성 부풀려" 세계 최대 금융그룹 시티그룹마저 회계부정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미 금융시장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티그룹이 비정상적인 금융기법을 동원, 파산한 에너지 기업 엔론의 부채를 현금자산으로 포장하는 일을 도왔다고 22일 보도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시티그룹의 주가는 11%나 폭락하는 등, 가뜩이나 휘청이고 있는 뉴욕증시에 대형악재를 더했다. 이 여파로 이날 다우지수는 8,000선이 붕괴됐다. 신문은 엔론과 시티그룹의 내부 문건을 인용, 시티그룹이 '요세미티'로 알려진 일련의 계약을 통해 엔론의 대출금을 거래로 위장해 자금조달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지난 3년간 채권거래와 해외 주식등을 이용한 복잡한 금융기법으로 엔론의 현금유동성을 부풀려왔다는 것. 이를 통한 분식회계 규모도 연간 1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워싱턴 포스트는 엔론이 에너지 거래 명목으로 씨티는 물론 JP모간 체이스 등으로부터 50억달러를 조달했다고 폭로, 이날 뉴욕 증시에서 금융주들이 대거 폭락했다. 이에 따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시티그룹과 JP모건이 엔론의 부채를 숨기고 현금 유동성을 부풀리는데 도움을 주었는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티그룹은 그러나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회사측 대변인은 이날 "엔론의 분식회계와 관련, 책임질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며 "엔론과의 계약 당시 우리는 아더 앤더슨의 감사를 받은 엔론의 회계장부를 믿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미 상원은 24일 열리는 청문회에서 엔론의 대출은행들이 엔론의 재정상태를 속이는데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조사할 방침이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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