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MS 협박성 편지' 수사

국내벤처 13만곳에 '섬뜩한' 우편물 발송한국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지난 3월 중순 국내 벤처기업 13만여 곳에 섬뜩함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 담긴 우편물을 보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미국의 민간 소프트웨어 저작권 보호단체인 BSA(Business Software Alliance)의 명의로 발송된 이 우편물은 빨간 교수형용 밧줄을 목에 맨 사람 모습과 대형 덫에 사람의 다리가 걸리기 직전의 사진이 담긴 것 등 모두 2종이다. 우편물에는 각각 '유명 벤처기업이 소프트웨어 전과자 일 줄이야!' '이번에는 당신의 발목이 잡힐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사진 상단에 적어 마치 국내 벤처업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벤처업체들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대는 우편물이 BSA 명의로 발송됐으나 광고 도안 및 우편물 발송 과정에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개입한 사실을 밝혀내고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우편물 발송비용 1,900여만원을 지출한 관련 결재 서류를 찾아냈다. 경찰은 일단 우편물의 내용이 협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지난달 21일 한국 마이크로소트사 사업개발부장인 권모씨를 불러 광고 도안 및 우편물 발송 경위를 조사했다. 경찰은 권씨가 "오모 상무 등 윗선에서 광고 도안과 문구 등을 가져와 광고기획업체인 I사에 맡기도록 지시하고 완성된 도안과 자금 지출을 결재했다"는 진술을 확보, 금명간 오 상무를 불러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법원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한 만큼 협박죄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 검찰 지휘를 받아 신중히 검토한 뒤 처리할 방침이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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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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