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알말리키 정권 축출" 이해관계 맞아 온건 수니파까지 ISIL과 '오월동주'

최근의 이라크 사태가 과거 정적이었던 이라크 내 분파 세력들 간 '오월동주(적대적 관계에 있던 양 세력이 같은 배를 탄다는 뜻)'를 가능케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주 반란을 일으킨 ISIL은 초반 수백명의 병력으로 수일 새 이라크 지역의 3분의1가량을 점령했다. 특히 지난 2011년 철군한 미군으로부터 이전까지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미국 정부의 지원 덕에 우수한 장비까지 보유한 이라크 정부군이 이토록 쉽게 패퇴한 것은 현 누리 알말리키 정권의 축출을 바라는 온건 수니파 부족들의 도움이 컸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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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부족은 극단적 원리주의를 강요하고 잔혹한 살상 행위를 서슴지 않는 ISIL에 반감이 크다. 그러나 2003년 사담 후세인 축출 이후 등장한 알말리키 시아파 정부가 10년 넘게 수니파 억압정책을 펴온 것에 더욱 큰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수니파 부족들이 이번 봉기를 '혁명'으로 받아들이면서 ISIL에 적극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실제 ISIL이 바그다드로 남진하면서 지나친 지역에서 수니파 부족들은 이들을 '해방자'로 부르며 환영하기도 했다.

온건 수니파의 한 부족 지도자는 "(알말리키 집권 이후) 11년 동안 쌓인 불공정과 소외에 대한 반대가 이번 '혁명'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시아파 정권 축출'이라는 공통적 이해관계 때문에 ISIL의 손을 잡았지만 이들 부족이 마지막까지 ISIL을 지원할지는 불투명하다. ISIL의 급진성과 과격함은 이들로서는 또 다른 걱정거리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 수니파 부족은 "솔직히 ISIL이 겁나지만 우리에게는 우선순위(현 정권 축출)가 있다"며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ISIL과도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비록 잠시지만 현 정권에 대한 반감이 온건 수니파의 ISIL 지지를 이끌어냈다"면서 "현재로서는 알말라키 군대 밑에 사느냐, 아니면 무서운 급진 이슬람 무장세력 밑에 사느냐의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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