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잇단 ‘디플레 경고음’ 부동산 시장엔 호재작용

`디플레 우려가 미국 부동산을 띄우고 있다` 최근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디플레 가능성 시사 발언이후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주춤했던 부동산 시장에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지난 2년간의 침체 가운데 미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모기지 금리 하락이 여전히 향방이 불투명한 미국 경제에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기지 금리가 더 이상 낮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미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그러나 최근 FRB의 공식 입장 표명 등 디플레 우려가 불거지면서 ▲돈이 채권 시장에 몰리고 ▲10년 만기 국채 가격이 크게 오르며(수익률은 하락) ▲이에 연동돼 움직이는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급락하며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이 “인플레가 떨어질 수 있다”고 발언한 지난주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주초 3.92%에서 주중반 3.57%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같은 움직임은 하루만에 다우 지수가 350포인트 오르는 것과 맞먹는 급격한 변동. 시장이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을 저금리 기조 유지, 또는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해석하면서 금리가 떨어지기 전에 고정 금리의 채권을 미리 사두려고 몰려든 탓이다. 이에 따라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지난 주 5.62%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3월 71년 이후 사상최저치를 기록한 5.61%와 근접한 수준이다. 이처럼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면서 리파이낸싱(재융자)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프레디 맥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프랭크 노쌔프트는 “지난해 2조 5,000억달러에 달했던 리파이낸싱은 올해 2조 7,000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거의 고금리 주택마련 대출을 저금리로 재대출받는 리파이낸싱은 많은 미국인들에게 있어 금융부담을 줄이는 수단이 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심지어 최근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인플레 하락(디플레 가능성 시사)`발언은 이 같은 시장 움직임을 미리 간파한 치밀한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데이비슨앤 코의 채권 트레이더 매리 앤헐리는 “FRB는 리파이낸싱 붐이 이어지길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리파이낸싱 붐이) 지난해 미 경제를 간접 지원해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낮은 모기지 금리는 신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 소매 매출 확대의 견인차로 작용할 수 있다. 저금리가 부동산 시장 자체에도 `약`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전문가들은 저금리로 인해 올해 신규주택착공건수가 2~3%증가, 지난 1978년의 최고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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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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