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시장을 둘러싼 미국ㆍ일본과 우리나라의 성장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무선인터넷 산업은 분기마다 20%가 넘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급속히 음성 매출을 대체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여전히 한 자릿수에 불과한 신장세로 그쳐 무선인터넷의 변방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발표를 한 미국 스프린트넥스텔의 3ㆍ4분기 1인당 무선인터넷 매출액(ARPU)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8.7% 증가한 약 1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CDMA 매출액의 34%에 달하는 것이다. 미국 다른 이통사들의 무선데이터 사업 성장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 실제로 애플의 아이폰을 도입한 AT&T의 3ㆍ4분기 데이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6%나 증가한 36억달러(약 4조2,600억원)에 달했고 무선인터넷 ARPU도 14.90달러에서 18.37달러로 급증, 25.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버라이즌 역시 전체 데이터 매출액은 28.9%, 데이터 ARPU는 20.7% 성장하는 등 모두 두 자릿수를 웃도는 신장세를 보였다. 일본의 무선인터넷 발전도 두드러진다. NTT 도코모가 6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올린 무선인터넷 매출은 3,966억엔(약4조8,000억원)으로 미국 AT&T를 웃돈다. 특히 무선인터넷 ARPU는 2.450엔(약3만2,000원)으로 우리나라보다 3배나 높다. 반면 우리나라 이통사들의 무선인터넷 성장률은 더디기만 하다. SK텔레콤의 3ㆍ4분기 데이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증가한 6,620억원을 기록했다. AT&T의 무선데이터 매출액과 비교하면 8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더욱이 무선인터넷 ARPU는 2% 증가한 9,191원에 그쳐 미국 이통3사의 데이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LG텔레콤은 그 차이가 더욱 커 무선인터넷 매출액은 미국 이통사의 50분의 1, ARPU는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무선인터넷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무선랜(WiFi) 개방, 데이터 정액제와 스마트폰 보급 확대 등에서 이통사들이 보다 개방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무선인터넷을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정액제의 확산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이통사들은 기본적으로 무선인터넷을 음성을 뒷받침하는 보완재로 바라보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수가 보다 편하게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액제 가격을 내리고 무선랜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