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시공간을 초월한 '천년 필묵'의 향기

■ 집자묵장필휴 (集子墨場必携) (후쿠모토(福本雅一) 지음, 고요아침 펴냄)


중국 역대 고전과 시집, 시문들 가운데 서예와 서도에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명구(名句)와 시를 뽑아 중국 역대 명필들의 글자로 집자(集字)해서 작품화한 것이다. 숫자는 대략 3,000여 편에 달한다. 목간과 죽간 글씨까지 거슬러 올라가 중국의 우수한 서체들을 뽑았고, 옛시·주역·시경에서부터 당나라 시에 이르기까지 명문장들과 교훈들을 선발해 수록했다. 어구와 시를 뽑아낸 자료는 중국 역대 시선집을 비롯해 근대에 출간된 문선집과 시사집 등 방대하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춘하(春夏)ㆍ추동(秋冬)ㆍ세시(歲時)ㆍ천상(天象)ㆍ산수(山水)ㆍ풍경(風景)ㆍ화훼초목(花卉草木)ㆍ조수충어(鳥獸蟲魚)ㆍ한묵(翰墨)ㆍ주다(酒茶)ㆍ생활(生活)ㆍ인생(人生)ㆍ여-이수(旅-離愁)ㆍ여-애(女-愛)ㆍ교훈(敎訓) 등 15개 주제로 나눠 총 8권에 담았다. 원문을 실은 뒤 훈독, 구어 역문을 덧붙였고 시구의 출전, 작자명을 함께 기록했으며 난해한 어구에는 주석을 달아 초심자도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시문 등을 짓는 예문과 본보기를 제시해 작품 제작에 대한 이해를 도운 점도 특징이다. 서예가나 문학인에게는 창작의 영감과 난해한 글자체를 쉽게 익힐 수 있는 자료로, 화가에게는 그림의 재료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는게 저자의 설명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천년 필묵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선현들의 묵향을 담았다는 것. 저자는 인생이 지난 날을 고칠 수 없고, 한번 쓴 글씨는 다시 덧칠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인생과 서예는 닮았다고 말하며 옛 서체를 감상하는 묘미가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서화가, 문학인은 물론 한시(漢詩) 전공자, 난해한 글자체를 익히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또 일반교양 서적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각권 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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