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5월13일] 재벌그룹 생보 인수 허용

재벌들에게 생명보험업은 사막의 오아시스나 다름없다. 큰돈 안 들이고도 안정적인 돈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경제력 집중의 부작용을 우려해 이들 대기업의 생보사 진출을 엄격히 규제해왔다. 이를 위해 정부는 1989년 보험업법을 개정하면서 1~15대 그룹은 아예 생보사 주식을 취득할 수 없도록 못박고 16~30대 그룹의 주식취득 한도를 50% 미만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난립한 생보사들의 무분별한 경쟁으로 심각한 부실이 발생하자 대기업 진입요건을 완화하기로 결정한다. 호시탐탐 생보사 진출기회만 노리던 대기업의 자금을 끌어들여 부실 생보사를 정리하자는 계산이 작용한 것이다. 결국 재정경제원은 1996년 5월13일 5대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재벌에게 생보사 소유(인수)나 지분참여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생보사 소유가 전면 금지됐던 선경ㆍ쌍용ㆍ한진ㆍ기아ㆍ한화 등 5개 그룹은 기존 생보사(총 33개)의 지분을 50% 미만까지 인수할 수 있게 됐다. 또 롯데ㆍ금호ㆍ두산ㆍ대림ㆍ한보ㆍ동아건설 등 6개 그룹은 100%까지 생보사 소유가 가능해졌다. 반면 생보사 인수가 금지되는 재벌은 현대ㆍ삼성ㆍLGㆍ대우 등 당시 4개 그룹으로 줄어들었다. 이미 삼성생명을 소유하고 있던 삼성그룹을 빼면 실질적으로 생보사 소유가 금지되는 대상은 3대 그룹뿐이었다. 정부는 또 1997년 8월 보험업법을 재개정하면서 부실 생보사 2개 이상을 인수합병하거나 보험사 1개 신설, 1개 이상의 부실 생보사 인수를 전제조건으로 5대 그룹에도 생보시장 진출을 허용, 완전 개방하기에 이르렀다. 이로써 1989년 도입한 생보사 진입제한 규제는 6년 만에 전면 후퇴하게 됐다. /박민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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