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트랜드&트랜드] `고가격 고품질' 마케팅 뜬다

「값이 비싸도 품질만 좋으면 잘 나간다」전세계적으로 덤핑 경쟁이 판치는 상황에서 오히려 고가 전략으로 정면 승부를 걸어 눈부신 성과를 올리는 역발상의 마케팅 기법이 새삼 각광받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최신호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히트한 제품과 함께 그 성공 비결을 자세히 소개했다. 고가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예가 바로 미국의 질레트사(社). 이 회사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3날 면도기인 「MACH3」를 선보였을 때 다들 무모한 도박이라며 비웃었다. 판매가격이 1달러 60센트로 기존의 최고가품에 비해 50%나 비쌌기 때문이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MACH3는 미국내에서 1등 제품으로 우뚝 올라섰으며 질레트의 시장 점유율도 37년만에 최고 수준인 70.7%까지 치솟았다. 질레트는 이같은 여세를 모아 내달말 다른 제품보다 50%나 비싼 개당 5달러짜리 「오랄-B」칫솔을 선보일 계획이다. 독특한 디자인과 프라그 제거효과를 25%나 높인 게 무기다. 생활용품업체인 콜게이트의 토탈 치약도 마찬가지다. 기존 가격보다 25%나 값비싸게 책정한 치약은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치은염 예방효과를 인정받은 덕택에 불과 1년만에 판매실적 1위 제품으로 급부상했다. 또 가전업체인 메이텍은 환경친화적인 「넵튠(사진)」 세탁기를 개발, 중산층 이상의 고객들을 집중 공략한 끝에 대성공을 거두었다. 넵튠은 일반 세탁기의 두배인 1,100달러에 팔리고 있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년만 사용하면 전기요금을 100달러나 절약할 수 있는데다 물 소비량도 7,000갤론이나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닥터 숄즈사가 내놓은 생화학처리를 거친 신발 밑창, 소니사의 평면 TV 등도 소비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으며 대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값이 턱없이 비싼데도 이처럼 인기를 끄는 비결은 무엇보다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강점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질레트는 제품 개발 및 초기 마케팅 비용으로 모두 1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질레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알프레드 자이엔은 『소비자들이 그만한 댓가를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도록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을 도입한 게 주효했다』고 성공비결을 털어놓았다. 이들 제품의 또다른 성공비결은 대대적인 광고·홍보전략이다. 질레트는 MACH3 출시 첫해에 3억달러를 광고비로 쏟아부었고 콜게이트는 치과병원을 돌며 제품의 우수성을 일일이 홍보하고 다녔다. 고가품으로 성공한 제품들이 던져주는 메시지는 뚜렷하다. 남들보다 우월한 가격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고품질의 상품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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