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교황 저격사건, 소련이 직접 지시했다

"공산주의 반대한다" 이유

지난 1981년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저격은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직접 지시한 것이라고 2일 이탈리아 의회의 한 조사위원회가 주장했다. 이날 출간된 조사위 보고서에 따르면, 브레즈네프 전 서기장은, 폴란드 태생인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동구권 공산주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소련 군 정보국(GRU)에 교황 암살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옛 동독과 불가리아 정보기관이 공동으로 공작을 폈으며, 터키인 알리 아그자가 시행한 것이라고 파울로 쿠찬티 조사위원장은 말했다. 이 보고서는 옛 소련 첩보원들의 서방 내 암약상을 폭로한 전(前)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미트로킨의 이름을 딴 이탈리아 의회 내 조사위원회가 작성한 것이다. 위원회는 또 바티칸 주재 불가리아 첩보원 세르게이 안토노프가 만든 이른바 `불가리아 커넥션'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련 커넥션'에 대한 추정은 여러 차례 제기됐었으나 아직 법정에서 입증된 바 없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불가리아 정보기관은 사건 은폐 역할을, 동독 비밀첩보기관 슈타지는 허위 정보를 언론에 흘려 공식 조사를 방해하는 역할을 각각 맡았다고 미트로킨은 증언했다. 안토노프는 당시 살인 기도 혐의로 체포됐으나 결국 증거 부족으로 지난 1986년석방됐다. 교황 저격범 아그자는 이탈리아 교도소에서 2000년까지 복역한 뒤 터키로 이감됐으며 다시 언론인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 1월 석방됐다 재수감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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