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의 강한 남성 만들기] 의부증·의처증도 전문가 상담 받아야
퍼스트비뇨기과원장 drkim@drim2u.co.kr
‘펄펄 나는 저 꾀꼬리 / 암수 서로 정답구나. / 외로워라, 이내 몸은 / 뉘와 함께 돌아갈꼬’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는 ‘황조가’이다. 지은이는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의 뒤를 이어 왕위를 계승한 유리왕인데, 절대 권력자인 왕이 아이러니하게도 후궁의 질투로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내고서 지은 작품이다.
유리왕은 즉위한 이듬해 왕비를 얻었으나, 불과 1년 만에 상처를 하고 만다. 해서 두 여자를 후궁으로 들였는데, 골촌땅의 화희(禾姬)와 한나라 출신의 치희(稚姬)였다.
국적과 민족이 다른 두 여인은 왕의 사랑을 얻기 위해 투기가 심했다. 해서 왕은 동서(東西) 두 곳에 각각 궁실을 짓고 따로따로 거처하게 했다.
그러던 중 왕이 사냥을 가게 되었다. 왕은 그 동안 서로 다투지 않을까 염려되어, ‘짐이 없는 동안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다투지 마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하지만 두 여인은 행여 사냥에서 돌아 온 왕이 상대방의 처소를 먼저 찾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서로를 염탐하다가 큰 싸움을 벌였으니, 왕이 총애하던 치희가 친정인 한나라로 돌아가고 말았다.
뒤늦게 이 소식을 들은 왕이 급히 말을 몰았으나, 이미 치희는 강을 건넌 뒤였다. 해서 왕이 사랑하는 짝을 잃은 아픔으로 황조가를 지었다.
이처럼 여성의 투기(妬忌)는 유사 이래 남성들의 두통거리였다. 해서 여성의 투기를 이혼 사유로 명시하기도 했으나, 남편의 사랑을 독점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의 본능적 욕구가 근절될 수 없었다.
투기가 심해지면 의부증으로 악화되는데, 남성의 경우 아내를 의심하는 의처증으로 나타난다. 여자의 경우는 의존적이고 미숙해서 배우자가 옆에 있어야지만 안심하는 경우나 샘이 많고 독점력이 많은 경우 의부증이 될 확률이 높다.
이런 여성들은 비밀을 털어놓고 지내거나 의견을 교환할 친구도 없는 경우가 많고, 소심하며, 고집이 세고 완고한 편이다. 심리적 원인은 배우자에 대한 열등감과 자존심의 상처인데,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거나, 갑자기 부부관계의 횟수가 줄어들어도 증상을 보인다.
남성의 의처증 역시 발병 원인은 유사한데, 아내의 미모가 뛰어나거나 성격이 좋아 스스럼없이 다른 남성들과 어울리는 경우도 있다. 두 가지 증상 모두 약물치료와 더불어 정신적인 가족치료를 병행하는데, 쉽게 고쳐지지 않는 질환이다. 해서 대부분 불행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거나, 파경에 이른다.
따라서 의처증이나 의부증의 굴레에서도 벗어나려면,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감추어진 매력을 배우자에게 만큼은 드러내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또한 부부간에 자주 대화를 통해 오해의 소지를 없애는 솔직함과 의사소통 필요하며, 무엇보다 활기찬 부부생활이 관건이다.
남성들은 40대 이후 중년에 접어들면서 스트레스와 성인병으로 인해 급작스레 성기능이 저하되어 부부관계에 소원해지는데, 이와 반대로 결혼 10년차에 접어든 여성들은 성적으로 한창 거리낌이 없는 상태가 된다. 즉, 남성이 성적으로 지는 태양이라면 여성은 정점에서 타오르는 혈기왕성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해서 본의 아니게 아내들로부터 밖에서 힘을 빼고 왔다는 오해를 받고, 이것이 의부증을 유발한다. 그러므로 부부관계의 횟수는 물론이고 성욕이 저하되었다고 판단된다면 아내의 의부증이나 외도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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