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새해 세대교체 바람 거셀듯
대표주자 이세돌 비롯 목진석·최명훈 활약 기대
2001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바둑계 판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지난해처럼 쉴새없이 파란과 이변이 이어져 또다시 다사다난한 한해가 될 것인가. 아니면 4인방이 기력을 회복,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것인가.
가장 먼저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새해에도 신예들에 의한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리라는 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바둑계에서 가장 큰 사건은 이세돌3단의 승승장구였다. 신예기사 중 선두주자로 꼽힌 이세돌3단은 지난해 연초부터 32연승을 기록하며 무서운 기세로 질주한 끝에 박카스배 천원과 배달왕기전 등 2개 대회 타이틀을 쟁취함으로써 연말 최우수기사상(MVP)을 차지했다.
뿐만아니라 이세돌3단은 MVP 외에 다승1위상과 연승1위상도 차지했는가 하면, 상금부문에서도 생애 처음으로 억대를 돌파해 랭킹 5위에 진입함으로써 17년의 길지않은 생애에서 가장 뜻깊고 화려한 한해를 보냈다.
그는 또한 현재 진행중인 제5회 LG배 세계기왕전에서도 준결승전에 진출해 있어 올해에도 눈부신 활약이 기대된다.
반면 이창호9단은 5년 연속 차지하던 최우수기사상을 빼앗긴 것에 더해 상금순위에서도 겨우(?) 2억여원을 버는데 그쳐 조훈현9단의 3억8,878만원, 유창혁9단의 3억5,717만원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이9단은 기록부문에서도 승률1위상을 받았을 뿐이지만, 우승상금 40만달러인 잉창치배 결승에 진출해 있어 이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새해 상금랭킹 1위 복귀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상금순위에서는 조훈현ㆍ유창혁ㆍ이창호9단 등 4인방이 여전히 1~ 3위에 올라 약간의 체면치레는 했다고 할수 있지만, 그나마 서봉수9단은 겨우 7,445만원을 벌어 8위에 그쳤다.
새해에는 또 이세돌3단 외에 목진석5단과 최명훈7단의 활약도 기대된다. 지난해 목진석5단은 여전히 세계최강자로 버티고 있는 이창호9단을 누르고 KBS바둑왕전에서 우승함으로써 당당히 타이틀보유자 대열에 들어섰으며, 최명훈7단은 유창혁9단을 누르고 LG정유배 타이틀을 쟁취해 타이틀보유자 반열에 올라섰다.
한편 중국 출신 루이나이웨이9단의 올해 활약도 주목된다. 루이9단은 지난해 여류기전을 휩쓸고 전통의 국수전에서도 우승함으로써 바둑계를 놀라게 했다. 그녀는 또한 지난해 상금랭킹에서도 1억1,260만원을 기록해 조훈현ㆍ유창혁ㆍ이창호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올해 바둑계에서 이 밖에 주목되는 것은 세계사이버기원, ICBL등 지난해 앞다투어 출범한 바둑인터넷업체들의 순항 여부와 새로 한국기원 총재로 추대된 한화갑씨가 어떻게 바둑계에 기여할 것인지 궁금하다는 점이다.
황원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