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영업이익 1조클럽] LG화학

전자정보소재 급성장… 글로벌 리딩사로 올라선다<br>LCD용 편광판시장 日업체 제치고 세계1위 등극


김반석 부회장

LG화학은 김반석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스피드 경영을 통한 체질변화를 추진해왔다. 간략한 보고서와 짧지만 밀도 있는 회의도 스피드 경 영의 결과물이다. 임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LG화학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 15조8,007억원, 영업이익 2조2,346억원, 순이익 1조5,07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70% 가까이 상승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인 사업은 정보전자소재 부문. LG화학은 지난해 LCD용 편광판 시장에서 일본업체를 제치고 사업진출 10년 만에 세계 1위에 등극했다. 또한 소형전지 분야에서도 주요 고객에 대한 공급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높였다. 이 같은 성과 덕분에 정보전자소재 부문은 지난해 매출 4조1,973억원과 영업이익 5,693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각각 56.7%, 22.1% 증가했다. 정보전자소재 부문은 지난 2002년 매출 4,000억원대를 기록한 이후 2009년 매출 4조원을 넘으면서 7년 사이에 10배 이상 성장해 LG화학의 주요 사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LG화학의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도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 에너지 절감 활동 등 원가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 11조5,167억원, 영업이익 1조6,738억원의 실적을 거둔 것. 전년 대비 매출은 2.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83.6% 급증했다. 회사 한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급증한 것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환율효과도 봤기 때문"이라며 "지난해에는 차별화된 제품과 공략시장 다양화를 통해 내실을 크게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올해 기존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과 정보전자소재 외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LCD용 유리기판 등 신사업을 본격 육성할 방침이다. 매출 목표도 지난해 보다 4.7% 증가한 16조3,000억원으로 잡았다. 특히 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보다 38.5% 증가한 1조4,300억원을 설비투자에 쏟아 부을 예정이다. 올해 예정된 굵직굵직한 투자계획으로는 편광판 증설, LCD용 유리기판 및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 여수 NCC 10만톤 증설 등이 있다. LG화학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LG화학은 지난해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자동차인 GM의 시보레 볼트의 리튬이온 배터리 단독공급업체로 선정됐다. 또한 현대ㆍ기아차, CT&T, 미국 상용차 부품업체 이튼(Eaton), 중국 장안기차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자동차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대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13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 오창테크노파크를 차세대 배터리 산업의 메카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기술개발에도 아낌없이 투자한다. 올해 300여명의 기술개발 인력을 채용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등 기술개발에 400억원 이상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측은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개발 능력 강화를 통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 오는 2015년 2조원의 매출과 세계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달성, 명실공히 세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김반석 부회장은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과 실질적인 납품 계약을 맺고 대량생산체제에 돌입한 배터리 업체는 LG화학이 유일하다"며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를 LG화학 60여년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초대형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와 공급처 확보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의 또 다른 야심작은 LCD의 핵심 부품소재인 LCD용 유리기판 사업. 이 회사는 지난해 2월 이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정밀유리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독일 쇼트사와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LG화학은 오는 2018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자해 총 7개의 LCD용 유리기판 생산라인을 건설, 연간 5,000만㎡이상의 유리기판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장건설에 착수했으며 2012년 초에 1개 라인을 완공해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회사 한 관계자는 "그 동안 편광판, 감광재, 프리즘 시트 등 LCD용 핵심소재 분야에서 쌓아온노하우에 대규모 투자가 동반 된다면 단기간 내 LCD유리기판 분야에서 시장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며 "유리를 녹이는 전공정과 가공하는 후공정에서 각각 석유화학부문과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기술력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피드 경영의 힘' 국내외서 성공스토리 창출
"전략의 실행속도와 조직문화 변화 속도를 두 배로 늘려야 합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의 지난 2006년 취임 당시 일성이다.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스피드 경영'을 강조한 것이다. LG화학은 2006년 김 부회장이 스피드 경영을 도입한 이후 변화하기 시작했다. 김 부회장은 '남 보다 먼저, 남 보다 빨리, 남 보다 자주'를 스피드 경영의 키워드로 삼고 개인의 업무에서부터 회사차원의 전략수립과 실행 등 모든 분야에서 변화를 독려했다. 김 부회장은 스피드 경영 정착을 위해 매주 팀 단위로 임직원들을 일일이 만나 스피드경영의 핵심을 전파했다.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단순 비용절감에 몰두하는 등의 조치가 아니라 각자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는 다양성 속에서 잠재력을 최대치로 이끌어 내는 것이 스피드 경영임을 강조했다. 또한 임직원들이 일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보고ㆍ회의ㆍ퇴근문화 변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 부회장 스스로 "좋은 내용은 보고하지 않더라도 향기가 되어 알려지게 되어있다"며 "문제가 있을 때만 최고경영자를 찾아와서 보고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임직원들이 핵심업무에 시간을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퇴근시간도 빨라졌다. 오히려 퇴근이 늦은 직원은 무능한 사람으로 보이는 풍토가 조성됐다. 김 부회장의 노력 덕분에 이제는 각 사업부문별로 스피드 경영의 성공스토리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편광판 사업의 경우 경쟁사보다 5개월 앞서 제품을 출시해 대만 시장에서 매출을 두 배 이상 늘렸다. 초광폭 생산라인을 통합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사업진출 10년 만에 세계시장 1위를 차지했다. 또 여수 NPG공장의 경우 120억원 이상의 투자를 실행단계에서 혁신해 30억원 이상의 투자비를 절감하기도 했다.
석유화학분야 양호한 수익성·수급호조
편광판, 삼성전자등 수요처 주문늘어
<애널리스트가 본 이 회사>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LG화학의 1ㆍ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 4,698억원을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 석유화학 시황이 예상대비 강한 가운데,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2월 편광판과 2차 전지 판매가 우려와 달리 매우 양호했던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사업별로 보면, 석유화학사업에서는 PVC, 아크릴, 합성고무 등의 수익성이 매우 좋은 것으로 추정되고, NCC, 폴리올레핀 등도 비교적 양호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시아 기업들의 정기보수 집중으로 타이트한 석유화학제품 수급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장기적으로 아시아와 중동의 설비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LG화학의 주력 석유화학제품 중 일부만이 중동산 제품과 직접경쟁 대상이고, 구조적인 원재료와 유틸리티 문제로 중동 신증설 설비의 가동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석유화학사업 실적이 급격히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보전자소재 부문에 있어서 편광판의 경우 판매단가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가 매우 강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샤프 등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으나 잠재수요가 큰 수요처들로부터의 주문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2차전지는 2009년 하반기 노키아향 물량 급증의 수혜가 지속 중인 가운데, HP, 레노버, 애플 등으로의 판매량 급증이 기대된다. 신규사업으로 추진중인 LCD글래스 사업 또한 기술과 수요처 확보가 이루어진 상황이어서 전기차배터리와 LCD글래스는 LG화학의 장기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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