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객정보 유출 기업들 천문학적 손배訴 비상

GS칼텍스 등 소송금액 수억규모 달할수도<br>법원도 책임묻는 추세… 막대한 부담 불가피

1,100만명의 고객정보를 유출한 GS칼텍스에 대한 집단 손해배상 규모가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법원도 고객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기업에 책임을 묻는 판결을 잇따라 내리고 있어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고유가ㆍ고환율ㆍ고물가에 이어 소송악재라는 ‘4중고’에 시달리게 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동국ㆍ백승우 변호사 등은 GS칼텍스의 정보유출 피해자를 대상으로 소송인단을 모집 중이다. 이 변호사는 손해배상 청구 금액을 1명당 200만원으로 설정해 1,100만명에 대한 피해가 확인될 경우 손배청구 금액은 수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간 개인정보 유출 8번째=최근 2년간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GS칼텍스까지 합쳐 8번에 달한다. 특히 정보유출 피해자들은 소송을 통해 1인당 100만~200만원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은 지난 2월 해킹사고로 1,081만명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돼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미 2만여명이 소송에 참여 중이며 1인당 청구금액은 200만원으로 옥션이 패소할 경우 400억원에 달하는 피해배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로텔레콤은 600만명의 개인정보를 전국 1,000여개 텔레마케팅업체에 제공한 사실이 경찰에 적발돼 피해자 3,000여명과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유철민 변호사는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원인이 임직원들의 고의적이고 조직적이며 반복적ㆍ지속적인 정보유출”이라며 “승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1인당 손배청구 금액을 100만~200만원씩 3~4차례에 걸쳐 소송을 진행 중으로 회사 임원진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도 물을 계획이다. LG텔레콤의 경우 하나로텔레콤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고객정보 관리 잘못으로 3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인터넷 포털 다음 한메일은 지난 7월 55만명의 회원 e메일이 무작위로 노출되는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소비자시민모임이 주축이 돼 소송인단을 모집 중에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측은 피해가 입증된 회원 1인당 5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법원 판결 엄격해져 기업들 비상=정보유출 사건에 대해 법원은 회사의 관리부실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는 추세다. 지난해에도 LG전자 인사채용 사이트에 입사지원 정보를 입력했다가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돼 피해를 입은 지원자 290명에 대해 법원은 이 가운데 피해가 명확이 입증된 20여명에게 1인당 7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엔씨소프트가 개인정보가 저장된 로그파일을 암호화하지 않은 채 ‘리니지2’ 게임 서버를 업데이트함에 따라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입자들에 대해서도 법원은 1인당 1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서울고등법원은 국민은행이 3만2,277명의 회원들에게 인터넷 복권 구매 안내 메일을 잘못 발송해 정보가 유출된 고객 1,026명의 피해자에게 1인당 1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올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3차 소송 원고 372명에게 10만원의 지급을 명하는 조정 결정을 내렸다. GS칼텍스의 경우 1,100만명의 정보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유출되거나 이에 따른 개별 피해사례들이 확인돼야 하겠지만 이동국 변호사 등이 이미 1인당 200만원의 손배청구 금액을 산정한 만큼 막대한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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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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