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출산율 1.15명… 초산연령 계속 높아져

출산율 1.15명 시대… 출산 연령 꾸준히 상승



서울 송파구에 사는 주부 김지숙(45)씨는 최근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의 참관수업에 참석해 달라는 가정통신문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혹시라도 엄마가 너무 늙었다고 아이가 학교에서 놀림을 받을까 봐 짐짓 걱정됐다. 그러나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참관수업에 온 엄마들 25명 중 10명이 노안으로 돋보기 안경을 쓰고 있었던 것. 김 씨는 “나보다도 나이 많은 엄마가 5명도 넘어 깜짝 놀랐다”며 “나이 먹었다고 기 죽을 이유는 없는 것 같다”며 안도했다.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 1.15명 시대에 나타나는 진풍경이다. 만혼이 일상화되고 결혼 후 곧바로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늘어나면서 출생아 엄마들이 갈수록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다 보니 2.5kg 미만 저체중 신생아 비율이 높아졌고 시험관 등 불임시술이 늘어나다 보니 쌍둥이가 많아진 것도 최근 출생통계의 새로운 모습이다.

24일 통계청이 내놓은 ‘2009년 출생통계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은 1.15명으로 2008년보다 0.04명 줄어 2년 연속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인 조(粗)출생률은 9.0명으로 전년도의 9.4명보다 0.4명이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 출산연령층의 여성인구가 감소하고 혼인도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30대 후반 여성(35∼39세)의 출산율(여자인구 1,000명당 신생아수)은 2008년보다도 0.8명이 오른 27.3명을 기록하며 2003년 이후 계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30대 초반 출산율은 2008년(101.5명)보다 소폭 감소한 100.8명이었지만 2000년(83.5명)과 비교하면 꾸준한 증가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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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20대 초반 출산율은 16.6명으로 10년 전(2000년 38.8명)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20대 후반은 1년 사이에 5.2명이나 감소해 출산율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모(母)의 연령별 출생아수를 살펴봐도 고령에 아이를 낳는 경향을 알 수 있다. 30대 후반의 출생아수는 2008년보다 1,100명 증가한 반면 20대 후반의 출생아수는 1만3,000명 감소해 총 출생감소의 61.6%나 차지했다.

출산이 늦어지면서 통계상의 진풍경도 펼쳐지고 있다. 출생아의 평균체중은 지난해 3.27kg으로 2008년보다 0.01kg 줄었다. 2003년 이후 7년 연속 감소세다. 2.5kg 미만 저체중아 비율은 2000년 3.8%에서 지난해에는 4.9%까지 늘어났다.

쌍둥이가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2000년 전체 출생아의 1.69%에 그쳤던 다태아(쌍둥이 이상)은 지난해 2.72%로 증가하며 국내에서 1만2,062명의 다태아가 태어났다. 시험관 시술 등 불임치료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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