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남성 日여성에 '신랑감 후보' 짱

"한국 남성들은 낭만적이면서도 남자답다." 일본에서 재방영중인 화제의 드라마 '겨울연가'와 주인공 '용사마'(배용준)가일으킨 한류 열풍으로 한국 남성과 결혼이나 교제를 희망하는 일본 여성들이 급증하고 있다. 일본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여성들에 비해서는 국제결혼이 많았지만 주로 영어를 구사하는 서양 남성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했다. 그러던 이들이 '용사마'의 매력에 푹 빠진 뒤로 덩달아 한국 남성들의 주가가 수직상승하고 있는 것이 이같은 현상의 원인. 한국인과 일본인의 결혼과 만남을 주선하는 업체들은 올들어 일본인 여성회원의 가입이 폭발적으로 늘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일 결혼주선 전문업체인 '라쿠엔코리아'(rakuenkorea.com)의 지한진 대표는"지난 4월 NHK 방송의 '겨울연가' 재방영에 즈음해 배용준씨가 일본에 가 팬사인회를 한 뒤로 일본 여성회원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작년말께 정식 오픈한 이 회사 웹사이트에 가입한 일본 여성회원은 4월을 기해급증, 현재 1천명을 웃돌고 있다. 한국 남성 회원은 2천여명. 현재 수십쌍이 결혼을전제로 교제하고 있다. 이 중 몇 커플은 머지않아 결혼에 골인할 전망. 일본 여성회원이 급증하자 다음달에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양국 남녀회원 수십명의 합동 중매를 주선하기에 이르렀다. 한국 남성들과 결혼을 희망하는 일본 여성들의 연령대는 주로 30대 초.중반이라고 한다. 결혼 적령기의 젊은 여성들은 적은 편. 직업군은 간호사가 가장 많다는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 이런 현상 역시 배씨가 일본 중년 여성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조사업체인 '넷레이팅스'가 6월 한달간 배씨의 일본어 인터넷 사이트(yongjoon.jp) 방문자의 연령을 최근 조사했더니 30대가 35%로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일본 언론들은 배씨가 일본 중년 여성들을 이토록 흡인하는 것을 "불가사의한 현상"이라며 당황해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남성에게는 보기 힘든 강인하면서도 자상한 매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아사히(朝日) 신문계열의 시사주간지 '아에라'는 여성에 대한 배려와 가정중시, 군 복무에 따른 강인함 등을 한국 남성의 강점으로 꼽았다. 일본 남성들이 가정 내에서조차 '개인'의 영역을 중시하는 서양적 가치관에 경도된 것과는 무척 대조적인 개성인 것. 이러한 강점이 '겨울연가'에서 로맨틱한 러브스토리를 펼쳐보인 용사마의 인기덕택에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아에라'에 등장한 오사카 출신의 한 여성(32)은 "과거 외국에서 한국 남성과 교제한 적이 있었다"고 밝히고 "한국 남성은 로맨틱하고 직선적"이라고 평했다. 다른 여성은 "한국 남성이 격정적이며 다정하다"고 비슷한 감상을 내놓았다. 그런가 하면 이같은 한국남성 선호가 단순히 '용사마' 개인의 인기몰이로 불쑥생겨난 반짝 현상이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이웃한 양국민간 사회.문화적 소통과 이해의 꾸준한 진전이 배경이라는 것이다. 양국간 활발해진 교류가 바탕이 된 매우 자연스러운 귀결이라는 설명으로 다만'겨울연가'가 물꼬를 텄다는 것이 이러한 분석의 요체이다. 일본의 한 여성 언론인은 최근 '겨울연가' 녹화분을 모두 챙겨 보았다면서 "주인공들의 옷차림을 비롯한 문화적 배경이 일본과 매우 비슷한데 우선 놀랐다"며 "지금까지는 잘 알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다른 일본 언론인은 "최근 각종 우수한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이 잇따라 수입되면서 과거 한국인에 대해 가졌던 일본인의 우월의식이 무너지고 있다"며 "한국 남성들에 대한 선호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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