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시아의 2차세계대전 승전 60주년 행사

러시아 정부는 오는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예정된 '제 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 기념 행사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러시아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리는 야심찬 행사로 기획하고 있다. 1945년 5월 9일은 옛 소련군이 1941년부터 시작한 나치 독일군과의 전투에서 이긴뒤 유럽에서 연합국의 승리를 선언한 날로 러시아인들의 가장 큰 경축일이다. 지난 2003년 5월 '상트 페테르부르크 건설 300주년' 행사에 전세계 45개국 정상을 초청해 강국 러시아의 면모를 과시했던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재선후 집권 2기를 맞아 또한번 대규모 국제회의를 마련했다. 지난 2000년 집권 이후 줄곧 '강한 러시아' 건설을 강조해온 푸틴 대통령은 전세계 주요국 정상들을 한꺼번에 초청함으로써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으로서의 러시아 위상을 국내외에 과시한다는 의욕을 갖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올 신년사에서 "2005년은 나치를 물리친 대(大)조국전쟁과 이로인한 제 2차 세계대전 승전 60주년을 기념하는 해"라고 밝힌 것도 이번 행사에 큰공을 들이고 있음을 입증한다. 러시아 정부는 구랍 24일 블라디미르 코진 대통령 행정실 자산관리 행정처장(장관급)을 행사 조직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신년 들어 행사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페테르부르크 건설 300주년 기념 행사때 보다 초청 대상국들을 대폭 확대했다. 이번 행사는 엄밀히 말하면 유럽이 2차대전에서 해방된지 6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지만 러시아 정부는 초청 대상을 유럽에 한정하지 않았다. 2003년 행사에는 주요 8개국(G8), 독립국가연합(CIS), 유럽연합(EU), 상하이 협력기구(SCO) 등 러시아와 유대있는 그룹의 국가들이 초청됐지만 올해는 한국, 인도를 비롯해 EU 가입 협상중인 루마니아, 불가리아, 터키 등도 포함됐다. 지금까지 참가 의사를 공식 표명한 지도자는 부시 미 대통령을 포함해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알렉산드르 크바스니예프스키 폴란드 대통령, 바이라 바이크-프레이베르가 라트비아대통령 등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지난해 11월 칠레에서 열린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초청을 받았지만올초 푸틴 대통령의 방일(訪日)을 앞두고 발표를 미루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60주년 행사에서 제2차 대전에 참전했던 옛 소련 군인들에게 훈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발틱 등옛 소련 국가에 흩어져있는 참전용사들과 수차례 만남을 가졌으며 그는 이들이 죽기전에 승전 공로를 기리는 행사를 갖겠다고 밝혀왔다. 그는 구랍 23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제2차 대전 참전용사들을 모두 찾아내 이들에게 60주년 승리 메달을 수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유럽에서는 지난해부터 제2차 세계대전 승전과 관련한 60주년 행사들이 계속돼왔다. 지난해 6월 6일 프랑스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 기념식에는 20여개국 정상들이 참석했으며 8월 1일 폴란드 바르샤바 봉기 60주년 행사에는 슈뢰더독일 총리가 참석해 나치가 저지른 만행을 사과하며 전후 청산 의지를 보여줬다. 오는 27일 소련군에 의해 나치의 아우슈비츠 포로 수용소가 해방된지 60주년을 맞아 열리는 행사에는 주최국인 크바스니예프스키 폴란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슈뢰더 독일 총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 14개국 정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