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3% 줄어…수입도 급감, 무역흑자 10억弗미ㆍ일발 경제위기와 IT(정보기술)산업 침체로 수출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성장의 견인찰 역할을 하는 수출 부진은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전망이어서 오는 6월로 예정된 거시경제지표 수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4월중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122억6,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감소했다. 이는 지난 99년 2월(-16.8%) 이후 26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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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은 112억1,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 4월중 무역수지는 10억5,3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수입은 원자재와 자본재가 각각 20.1%와 23.4%로 큰폭의 감소세를 보인데 반해 소비재는 되레 10.1%나 늘었다. 수입감소율은 98년 11월(- 28.9%) 이후 29개월만에 가장 큰 것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 4월까지 무역수지 누계는 수출이 지난해보다 0.6% 감소한 524억8,700만달러, 수입은 5.6% 감소한 492억4,900만 달러로 32억3,800만 달러의 흑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이 이처럼 급감한 것은 미국 IT산업 위축의 영향으로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이 무려 30%를 넘는 감소율을 기록한데다 철강ㆍ석유화학ㆍ섬유 등 전통 주력품목 역시 과잉공급에 따른 가격하락과 수요감퇴로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상열 무역정책심의관은 "수출부진은 우리제품의 경쟁력 약화보다는 세계경기 둔화에서 비롯된다"며 "상반기중까지 수출부진은 지속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국 외에 일본 -5.7%(3월 기준)ㆍ대만 -1.8%ㆍ싱가포르 -1.8% 등 주요 경쟁국의 수출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산자부는 밝혔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와 컴퓨터가 가격하락이 지속된 탓에 각각 32.6%와 30.5%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섬유류(-8%) ▦철강(-5.3%) ▦석유화학(-0.4%)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자동차(21.4%) ▦ 무선통신기기(19.6%) ▦기계류(24.3%) ▦자동차부품(6.7%) 등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또 지역별로는 미국과 일본이 각각 3.3% 증가와 8.9% 감소한 가운데 미ㆍ일 경기에 민감한 아세안(-20.6%)시장이 극히 부진했다. 다만 중동(28%)ㆍ중국(23.2%)ㆍ중남미(16.5%) 등 이른바 '3중(中)' 신흥시장은 약진세가 두드러졌다.
권구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