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대우인터내셔널 '쇼군본드' 2억弗 발행 성공


“달러차입 창구를 다변화할 방안을 찾아라.” 지난 6월 중순 대우인터내셔널 금융팀에 특명이 내려졌다.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억달러 규모의 달러차입을 해야 하는데,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유럽이나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에서 조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령 조달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유럽은행이나 기관들도 위기확산에 대비해 달러자금을 확보하던 상황이어서 조달 금리도 올라갈 게 뻔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주로 유럽과 홍콩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해 왔던 대우인터내셔널은 일본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일본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 시장조사 결과도 기관들의 달러자금 여력이 충분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급격한 자금회수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마침내 대우인터내셔널은 1일 3년만기의 ‘쇼군본드’ 2억달러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해외기업이 일본 채권시장에서 엔화가 아닌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쇼군본드라고 하는데, 국내 기업 가운데 쇼군본드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일본에서 엔화표시 채권인 ‘사무라이본드’만 발행됐었다. 당초 1억달러만 차입할 계획이었지만, 기관수요가 몰린 데다 금리조건도 좋아 2억달러로 확대됐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 비상시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차입창구 다변화를 고민해 왔다”며 “여러 안을 놓고 고민하다가 금리와 시장안정성 등을 감안해 일본을 최종 선택했다”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번 쇼군본드 발행으로 조달한 달러자금을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에 2013년까지 총 1조5,000억원 이상의 투자자금이 소요될 예상인데, 이 자금도 쇼군본드를 통해 조달할 가능성이 커졌다. 발생주간사를 맡았던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번 쇼군본드 발행성공은 국내 기업들의 외화자금 조달창구가 다변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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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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