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위협이 높아지면서 재벌그룹 산하 대기업의 최대주주 지분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증권선물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의 ‘시가총액 상위기업 지분구성비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삼성ㆍLGㆍ현대 등 재벌 계열사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비율이 지난 1년간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국민연금기금은 신한지주와 포스코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극, 업계와 재계에 대한 영향권이 더욱 확대됐다. 주요 기업들 중 삼성과 현대ㆍLG그룹의 최대주주 지분증가가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올해 1ㆍ4분기 현재 이건희 회장 등 10명의 지분율이 25.43%를 기록, 지난해 동기의 14.29%에 비해 무려 11.14%포인트 급증했다. 이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ㆍ삼성증권이 올해부터 새로 특수관계인에 포함돼 이들 3개사의 삼성전자 지분 8.5%가 더해진 데다 추가적인 지분 매집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또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 등 최대주주 21인의 지분비율이 지난해 1ㆍ4분기 25.0%에서 올해 1ㆍ4분기 28.96%로 3.96%포인트 높아졌다. 현대중공업은 최대주주인 정몽준 국회의원 등 7명의 지분이 37.93%로 6.97%포인트 급상승했고 지주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LG그룹의 지주사인 ㈜LG는 최대주주 구본무 회장 등 59명의 지분비율이 지난해 1ㆍ4분기 46.08%에서 올해 1ㆍ4분기 51.5%로 과반수를 넘어섰다. 증권선물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규정이 강화되면서 적은 지분을 가지고 경영권을 방어하기가 어려워지면서 계열사의 지분매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출자총액제한, 금융계열사의 의결권한 15%로 축소, 지주회사의 비계열사 주식소유 5% 제한, 자회사간 출자금지 등 공정거래법상 관련 규정이 강화됐다. 국민연금이 주요 기업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1ㆍ4분기 시가총액 30위권 기업 중 유일하게 KT에서만 최대주주였지만 올해 1ㆍ4분기 현재 포스코(12.65%)와 신한지주(5.17%) 등에서도 최대주주의 지위를 확보했다. 한편 SK와 신세계는 주요 재벌 기업들과 달리 최대주주 지분율이 줄었다. SK㈜는 최태원 회장 등 11명의 지분이 올해 1ㆍ4분기 16.21%로 1년 전의 17.62%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또 SK네트웍스는 SK㈜ 등 4명의 지분이 41.21%로 1년 전의 50.39%에서 과반수 밑으로 떨어졌다. 신세계도 올해 1ㆍ4분기 이명희 회장 등 6명의 지분이 29.40%로 지난해 33.11%에 비해 3.71%포인트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