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이클 브라운 주한 미 상의회장 초청 강연

◎과감한 개혁으로 신뢰회복 시급/경제정책 정치색 탈피·금융개혁법 조속 처리/기업,경영투명성 제고·사업다각화 신중해야/지하자금 이미 제도권유입 실명제보완 무의미마이클 브라운 주한 미상의회장은 9일 전경련회관에서 손병두부회장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장, 기업최고경영자 등 1백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경련 최고경영자 월례조찬강연회에서 「IMF시대 한국경제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그는 한국이 경제위기를 타개하고 금융기관의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개혁과 투명성확보가 시급하며 ▲금융개혁법안의 조속처리 ▲여신규제및 인허가규제의 철폐 ▲실명제 골격 유지 ▲금융기관간 합병촉진 ▲비핵심사업의 조속한 정리 및 현금유동성 제고 등을 그 해법으로 제시했다. 브라운회장의 강연내용을 간추린다.<편집자주> 한국이 금융시장의 신뢰와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국제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이 한국에 무엇을 원하는지를 먼저 알아야한다. 그것은 바로 과감한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다. 오늘날 국제 채권기관들은 국가신용도가 아닌 개별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자금을 빌려준다. 한국정부는 기업대출과 투자에서 이점을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부실금융기관을 지원하면서 시장을 오도했다. 비록 한국정부가 국제채권자들에게 금융부문의 개혁과 금융기관의 차입금 상환보증 등을 공언했지만 그 변화의 속도는 너무 느렸다. 한국은행의 보유외화가 급격히 빠져나가는 것에 비해 금융기관의 채무가 급속히 증가한 것도 주요인이다. 기업들은 지금과 같은 극심한 불황 및 금융위기에서는 불확실한 단기자금을 통한 설비신증설을 자제해야 한다. 단기자금에 의존하는 것은 호황기에는 괜찮지만 불황기에는 위험하다. 외부차입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해 자기자금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기업의 수익성이 너무 낮아서 외환위기에 대처할 수 없다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거나 부채규모를 감축해야 한다. 이는 금융기관도 마찬가지다. 한국기업은 사업과 재무제표, 주주권등에 관한 신뢰도에 문제를 갖고 있다. 비자금, 한보사태, 정부와 금융기관, 정경유착사건 등은 한국기업의 투명성에 부정적 인식을 심화시키고 있다. 쟁점이 되고 있는 실명제문제만 해도 그렇다. 만일 기업경영의 투명성제고를 위해 도입된 실명제를 수정하거나 폐지할 경우 외국인투자가들에게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한국의 지하경제규모가 크다고 해도 이미 대부분의 돈이 제도권 금융시장에 편입됐다는 점에서 실명제를 수정해도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본다. 한국의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작성하는 결합재무제표는 외국투자자와 채권단에게 일반적으로 수용되지 않는 실정이다. 한국이 시장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금융기관, 기업들의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먼저 정부는 경제정책 및 개혁과정에서의 정치색을 탈피해야 한다. 금융개혁법을 조속히 통과시키는 것도 긴요하다. 한국과 IMF간 구조조정을 위한 상세한 협상내용은 가능하다면 비공개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경유착을 심화시키는 여신한도 및 인허가등과 관련한 각종 규제는 철폐해야 한다. IMF시대이후 외국금융기관의 한국금융기관에 대한 대거 매수합병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한국의 소매금융에 관심을 가진 외국의 다국적 금융기관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내금융기관간 합병도 촉진돼야 강한 금융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다. 또 금융기관들은 해외의 자산, 지사, 비용 등을 대폭 줄여야 한다. 성장보다는 수익중시의 경영을 해야 한다. 대기업들도 당분간 자동차·철강·반도체·정보통신 등의 사업다각화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비핵심사업에서 과감히 손을 떼야 한다. 당분간 성장은 문제가 아니다. 기업들은 투자 등을 검토할 때 항상 이같은 행위나 결정이 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인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현금 자본(부채는 제외)이 2000년까지 경영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정리=이의춘 기자> ◎질의 응답 내용/외국자본 유입 외환위기 타개위해 필요/규제과다·헤지펀드 불허등 투자 걸림돌 다음은 마이클 브라운회장과 최고경영자들과의 질의응답 내용. ­IMF의 구제금융 이후 금융시장의 개방으로 외국투기세력의 한국금융기관 매수합병(M&A)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한국은 외환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더 많은 외국자본을 들여와야 한다. 한국정부의 채권시장개방조치와 상장회사에 대한 외국인의 종목당 주식취득한도확대 등은 기로에 선 한국의 새로운 자금원이 될 것이다. 한국금융기관의 매수에 관심을 갖는 외국금융기관은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5∼10개 은행에 불과하다. 외국은행이 한국금융기관의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자본유입효과 외에도 선진금융기법을 전수받는 기회도 된다. ­IMF와 정부간 협상에서 이견을 보이는 내용은 비공개로 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기업과 금융기관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IMF와 정부간의 세부적인 협상내용이 완전히 타결되기 전에 내용이 공개되면 시장신뢰성에 도움이 안된다. 이는 실행과정상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의 대외부채가 1천억달러이상으로 확대된데는 한국의 채무자도 문제지만 외국금융기관들에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한국이 채무상환유예(모라토리움)를 선언하는 것은 어떤가. ▲한국이 단기부채의 상환을 늦추는 것은 한국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현명하지 못한 방안이다. ­외국투자가들이 한국에서 사업할 때 느끼는 대표적인 애로사항 세가지만 말하면. ▲직접투자, 시장접근 등과 관련한 각종 규제가 너무 많다. 예를들어 부동산매입이나 외화자금유입, 설비운영 등에 많은 장애가 상존하고 있다. 둘째로 한국은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다국적 기업들도 사업하기 힘들어 하고 있다. 다음으로 한국만의 특유한 사회문화적 특성에 따른 비용도 많다. 헤지(위험회피)펀드가 허용되지 않는 것도 외국기업의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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