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환전 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해외 유학 및 여행 수요 증가, 외국과의 교류 증대 등에 힘입어 환전과 송금 수요가 나날이 확대됨에 따라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환전 및 송금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은행들은 평범한 환전 서비스에서 벗어나 특정 고객을 위한 맞춤식 서비스를 통해 ‘영원한 고객’으로 묶어두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미국 간호사 취업을 준비하는 간호대학 졸업자와 전ㆍ현직 간호사를 대상으로 유학경비를 관리하고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미국은 연간 12만명의 간호인력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 신한은행은 미국으로의 취업을 준비하는 간호사 수요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해외인력 송출 전문업체인 후인네트워크와 제휴한 후 간호사에 특화된 환전 및 송금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송금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는 유학생들도 은행권에서 눈독을 들이는 대표적인 고객층이다. 특히 유학생들은 상당한 유효수요를 갖춘 우수한 잠재고객이기 때문에 이들을 공략하는 것은 곧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것으로 인식될 정도다. 외환은행은 국제학생여행연맹(ISTC)이 발급하는 국제학생증 소비자를 대상으로 외환은행에서 미화 1,000달러 이상을 환전하거나 송금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여행상품권 등 경품을 제공한다. 또 국제학생증을 국제현금카드 겸용으로 발급받으면 즉시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머니백 포인트 1,000점도 제공한다.
송금 수요가 잦은 국내 이주 노동자들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이주 노동자들의 송금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송금 건수당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외국인근로자 마일리지 카드를 도입해 포인트가 일정액 이상 쌓이면 사은품 등을 지급하고 있다. 또 해외송금 자동이체서비스를 신청하는 이주 노동자 고객들을 대상으로 매월 LG화재와 제휴해 단체보험에 가입하기도 한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도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중소기업중앙회와 산업인력공단 등과 협력해 처음으로 입국한 이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금융서비스 및 계좌개설 등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적극적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환전 및 송금업무는 다른 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분야”라며 “그래서 은행들은 고객 특성에 따라 특정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