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 회담의 남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1일 “북한은 언제든지 중국이 6자 회담을 소집하면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천 본부장은 이날 6자 회담 북측 대표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베이징에서 양자회동을 가진 뒤 “북측은 10ㆍ3합의의 순탄하고 완전한 이행의지를 재확인했으며 우리는 경제ㆍ에너지 실무그룹 의장국으로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다짐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 측에서는 북핵 문제의 현상황이 기술적인 지연일 뿐 교착상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북한은 정치적인 의지를 갖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 19일 베이징에서 김 부상과 만나 북핵 신고 문제 등을 논의해 교착국면에 빠졌던 6자 회담과 북핵신고 문제 해결에 돌파구가 마련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ㆍ3합의에 따라 지난해 말까지 핵 불능화 및 농축우라늄 프로그램(UEP) 신고를 마치기로 했지만 핵 프로그램 신고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미국과 의견차를 보이며 핵 신고기한을 넘겼다.
외교가에서는 UEP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북한과 핵 물질 및 계획에 대한 완벽한 신고를 주장하는 미국 간의 이견으로 쉽게 해결책이 나오기는 힘들지만 이번 연쇄회동 이후 북핵 문제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당장 북한의 핵 신고에 관한 구체적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북한과의 대화 채널이 다시 가동되면서 6자 회담 또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힐 차관보가 6자 회담 중국 측 신임 수석대표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허야페이(何亞非)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와 회동을 갖는 등 6자 회담의 핵심 대표들이 긴밀하게 접촉을 벌여 조만간 6자 회담이 개최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