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號' 어디로 갈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8일 귀국함에 따라 향후 그가 이끄는 '현대차號'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 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비자금이나 경영권 승계 등과 관련한 검찰의 이번 수사 과정이나 결과에 따라 '현대차號'가 최악의 경우에는 '선장'인 정몽구 회장을 잃고 표류하거나 좌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수사 결과 정 회장에게 별다른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그가 계속 선장을 맡게되더라도 경영 활동이 상당부분 위축될 수 밖에 없어 그동안 '글로벌 톱5'라는 목적지를 향해 순항해온 현대차그룹의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고 속도는 한층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정 회장 위상 변화 있을까 검찰 수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 회장의 그룹내 위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동안 압수수색이나 관계자 소환 등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비자금과 경영권 승계 문제 등을 수사해온 검찰이 정 회장과 정의선 기아차 사장에 대한 소환가능성을 밝힌 점 등을 감안하면 일단 정 회장 부자에 대한 소환 조사 가능성이 큰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에 대한 이번 수사가 경제 등 사회 전반에 미칠 파장을 잘 알고 있는 검찰이 별다른 물증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심증만 갖고정 회장 부자 소환 가능성을 언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검찰은 현대차 비자금 사건에 대해 "뜸을 들일 단계는 아니지만 밥을 짓고 있다"고 말해 정 회장 소환 이후 이른 시일 내에 사건이 마무리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점을 감안해 검찰이 그동안 밝혀온 대로 정 회장 부자를 소환 조사할 경우 극단의 상황에서는 적어도 둘중 한명은 사법처리까지 이어질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정 회장이 당초 예정대로 미국에서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끝내고 조기에 공개적으로 귀국한 점 등을 들어 "더 이상 버텨봤자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는 판단에서 검찰 조사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해명할 것은 해명하는 등의 수순이나방법을 통해 일정 부분 잃더라도 선장직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반대로 정 회장의 조기 공개 귀국 등을 '결백'의 주장 수단이나 실제 징후로 해석해 최종적으로는 이번 수사에 따른 그의 위상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 목표 수정.감속 불가피 정 회장의 위상에 변화가 있건 없건 간에 현대차는 향후 경영의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고 속도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주요 사안에 대해 정 회장의 결정에 따라온 터여서 그의위상에 변화가 있을 경우 '경영 공백'이 초래될 수 있다. 이 경우 현대차의 체코 공장이나 중국 제2공장, 기아차의 조지아공장 건립, 현대제철의 당진 일관제철소 건설을 통한 고로사업 진출 등 그룹의 대규모 역점사업이표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정 회장의 위상에 큰 변화가 없더라도 당분간 대내.외 행사 참석을 자제하는등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 당장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26일 미국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시에 열릴 예정이던 기아차 조지아공장 착공식을 결국 연기했으며, 현대차의 이달 18일 중국 제2공장 착공식이나 내달 17일 체코 노세비체 공장 기공식도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이번 수사가 그룹의 비자금이나 경영권 승계 등과 관련해 진행됨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향후 그룹 차원의 투자 계획은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또 조지아 공장 등의 건립때 내부 자금과 함께 현지 금융 차입 등을 통해 비용을 충당할 계획이었지만 신용등급이 추락할 경우 차입이 지연되거나 이율이 높아져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데다 대외 이미지 하락으로 인해 국내외 판매 신장세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번 수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당초 그룹의 목표 달성을 향해 매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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