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사 주식투자 확대] 증시에 미칠 영향

기관·외국인 '쌍끌이' 매수행진 기대은행과 보험 등 금융권이 내년에 주식투자 비중을 늘리기로 결정한 것은 주식투자에 따른 위험이 그 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수적인 이들 금융기관이 주식에 투자키로 한 것은 주가가 하락하기보다는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상황이 좋다는 얘기다. 이들 금융권의 주식투자는 앞으로의 장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외국인 독주장세에 따른 기관과 개인투자자의 소외현상을 완화시켜 증시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종목군이 향후 장세를 선도하는 종목군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과 보험은 그동안 주식비중을 줄이는데 급급했다. 주식에 투자한 자금은 '위험자산'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테러사태에 대한 우려감으로 주식시장이 연중최저치인 460선까지 추락했을 때 주택은행은 주은투신에 5,000억원을 맡겨 주식에 투자하도록 했다. 불과 2개월여 만에 이 펀드는 20%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 대세상승 기대감 확산 은행과 보험권은 지난 해부터 주식시장이 침체국면에 진입하자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는 대신 채권투자를 늘렸다. 그러나 지난 9월 이후 주식시장이 3개월째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자 대세상승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민호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은행권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는 올 들어 주식시장에서 이미 2조2,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팔았기 때문에 주식투자비중이 지나치게 낮은 상태"라며 "이들이 주식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은 주식시장이 대세상승기로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데다 채권투자를 통해서는 더 이상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조정보일 때 기관매수 확대 예상돼 은행ㆍ보험 등의 주식투자확대는 우선 주식시장의 '심리적인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들어 주식시장의 상승랠리는 지난 1월과 4월에 이어 이번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이뤄졌지만 지난 1월과 3월에 기관투자가들이 쏟아부은 1조5,000억원과 7,500억원에 달한 매물은 상승랠리에 찬물을 끼얹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번 상승장세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이 더 이상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주말 700선에 안착한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물론 은행과 보험이 주식투자 비중을 한꺼번에 늘릴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종합주가지수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기관투자가들이 주식비중을 늘리는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보여 단기적이나마 주식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기관화 장세 본격화될 듯 주식시장이 대세상승기로 진입했다는 판단이 이뤄질 경우 중기적으로는 '기관화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은 올들어서만 7조7,000억원을 순매수해 외국인 투자비중이 사상 최고수준에 달해 있다. 외국인이 매수규모를 더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따라서 기관투자가들이 매수행진에 가세하면 주식시장을 선도하는 매수주체가 외국인에서 기관투자가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럴 경우 외국인의 매수에다 기관이 가세하는 쌍끌이 장세가 펼쳐지면서 '대세상승 기조'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또 최근까지는 외국인이 선호하는 시가총액 상위의 초우량주가 장세를 이끌었지만 기관이 가세하면 '옐로우칩(중가권우량주)'의 상승행진도 빨라지면서 일반투자자 소외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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