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태평양을 건너 미국 굴지의 의류회사를 일궈낸 한 사업가가 한인들을 위한 비영리사업을 벌여 동포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뉴저지주에서 의류회사를 운영하는 김대원(49ㆍ사진) 위키드패션 사장. 27년 전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맨주먹으로 미국에 건너온 그는 뉴욕의 옷가게와 야채가게를 전전하면서 점원으로 이민생활을 시작했다.
언어장벽과 소수민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 문화차이 등으로 온갖 서러움을 당하면서도 ‘꼭 성공하고야 만다’는 희망으로 눈물을 삼켰다. 희망의 끈을 버리지 않았던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지난 91년. 먼저 이민온 선배들의 도움으로 작은 규모지만 의류판매업을 시작할 수 있었고 타고난 부지런함과 성실로 그의 꿈은 조금씩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사우스폴’ 브랜드로 흑인들이 주로 입는 힙합바지를 만들었고 위키드패션이라는 어엿한 회사도 창업했다.
오늘날 위키드패션은 한해 3억달러 이상의 매출과 5,800만달러의 흑자를 내는 미국 굴지의 의류회사로 급성장했고 내년에는 매출규모만도 4억5,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옷가게 점원에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라 한인동포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는 김 사장에게는 또 하나의 꿈이 있다. “한인동포들의 사랑과 성원이 있었기에 이 정도의 성공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큰 성공은 아니지만 이제는 베풀 수 있는 돈도 좀 생겼습니다. 의류 유통회사를 경영하는 동생과 함께 앞으로 5년간 각각 500만달러씩 모두 1,000만달러를 출연해 한인동포를 위한 장학ㆍ사회복지 사업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김 사장의 작은 소망이다.
이미 그는 지난해 비영리재단인 ‘킴파운데이션’을 설립하고 현재까지 310만달러를 출연,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이다. 한인이민 1세대 가운데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미국 주류사회에 정착한 사람들의 애환을 소개하기 위해 에세이 공모전도 가졌다.
21일(현지시간) 뉴저지주 포트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에세이 수상자 시상식에서 그의 눈가에는 이슬이 비쳤다. “에세이 수상자들의 작품 속에는 제가 이민생활을 하면서 겪은 말 못할 사연들이 그대로 녹아 있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베풀어야 할 차례입니다. 미력하나마 동포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킴파운데이션을 꾸려나갈 생각입니다.” 이국 땅에서 자수성가의 꿈을 이룬 김 사장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는 꿈이 있다(I have a dream)’는 말을 좋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