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기관 대출잔액 첫 1,000兆 돌파

지난해 금융기관 대출금이 사상 최고치인 142조원 급증하면서 대출잔액이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부동산 관련 대출이 크게 늘어난 서울 지역으로 대출이 집중되는 등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7년 중 지역별 금융기관 대출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예금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을 합한 예금취급기관의 대출금은 총 142조1,601억원(15.5%)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증가액인 112조2,099억원(13.9%)을 넘어서는 사상 최고액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총대출금 잔액은 1,058조8,727억원으로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금융기관 대출금 증가율은 지난 2002년 카드 사태 당시 22.2%에 달했다가 2003년 12.9%, 2004년 6.3%로 둔화 추세를 보였지만 2005년(9.3%)부터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금융기관 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업대출 증가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대출잔액 803조7,000억원 가운데 기업대출은 427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8% 증가한 반면 가계대출은 363조7,000억원으로 5.0% 증가에 그쳤다. 이상용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경제규모가 커진데다 정부에서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탓에 새 수익원 발굴 차원에서 중기 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려 지난해 금융기관 대출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대출금의 서울지역 쏠림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대출 증가액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70조8,761억원이 서울지역에 집중됐다. 서울ㆍ인천을 비롯해 경기지역을 합친 수도권의 대출 증가 규모는 107조6,091억원으로 전체의 75.7%에 달했다. 금융기관 대출 증가액의 4분의3을 수도권이 빨아들인 셈이다. 금융기관 전체 대출 증가액 가운데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56.5%에서 2005년 67.8%, 2006년 70.0%, 2007년 75.7% 등으로 매년 심화되는 추세다.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 대출 증가액의 점유율이 2004년 20.8%에서 2005년 38.3%로 높아진 후 2006년 36.1%로 주춤했으나 지난해는 절반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서울지역의 대출 증가율은 20.1%로 지방의 대출 증가율 12.6%를 훨씬 능가했다. 지역별 대출 증가율은 서울이 가장 높았고 이어 경기(16.2%), 영남(11.1%), 충청(10.7%), 호남(8.7%) 등의 순이었다. 서울과 수도권에 대출 쏠림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최근 수년 동안 수도권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주로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또 가계대출 규제가 이뤄진 후 중소기업 대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기업이 주로 포진한 수도권에 대출금이 대거 풀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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