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릴 물로 보나" 시민분노

"우릴 물로 보나" 시민분노미군 독극물방류 무성의한 사과 『한국민을 물로 보는게 아니냐. 사과하려면 정식으로 하라. 한국 정부의 미적지근한 태도가 미군의 오만방자함을 키웠다. 이번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도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미군을 위한 국가인지, 한국민을 위한 국가인지 태도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인체에 치명적인 포롬알데히드를 한강에 방류해놓고서도 사과발언수위 운운하며 우물쭈물하던 미군이 24일 주한미군사령관도, 주한미8군사령관도 아닌 공보실장이 사과문을 대독하자 시민들은 『이런 치욕이 있을 수 없다』며 분노하고 있다. 김타균 녹색연합 정책실장은 『구체적으로 책임자 처벌 등도 언급하지 않은 채 공보실장만 나와 사과한 것은 우리에게 진정으로 사과할 뜻이 없는 것』이라며 『이러한 미군의 처사는 한국국민을 우롱하고 한국의 주권을 무시한 행위』라고 목청을 돋구었다. 김 실장은 또 『우리정부의 미지근한 태도가 미군의 오만함을 키웠다』며 『이번 문제에 대해 정부도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할것』이라고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동섭(35·서울 노원구 상계동)씨는 『미군의 안하무인격 태도에 우리가 정말 주권국가에 살고 있는가 라는 생각까지 든다』며 『미군과의 문제에 있어서 국가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정부가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하다』고 말했다. 경남 진주에 사는 이효식(41)씨는 『미국의 한 국가기관에서 독극물을 무단으로 강물에 버렸으면 무조건 책임 있는 당사자가 사과하고 기본 상식도 갖추지 못한 책임자를 징계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며 『일본 주둔 미군이 일본의 여중생을 성추행한 것에 대해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사과한 것처럼 미국정부의 책임 있는 해명과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분노는 인터넷사이트에서도 폭발하고 있다. 아이디가 「악동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주한미군의 여러 행동들을 보며 감정이 많이 상했고 다른 사람들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미군측은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고 클린턴 대통령 명의의 성의 있는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디가「화난자」라는 네티즌은 『그들은 우리들의 냄비같은 습성을 너무나도 잘알고 있어 이번에도 무시하고 시간을 끌면 아무일 없이 넘어가리라고 생각할 것이다』며 『엊그제 대통령이 미국 일간지와의 대담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들이 매우 분노하고 있고 SOFA도 개정돼야 한다고 했는데 한국의 대통령 얘기도 무시할 정도로 그들은 그렇게 오만방자하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 한국사람은 자존심도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최석영기자SYCHOI@SED.CO.KR 입력시간 2000/07/24 17:5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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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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