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상실한 것으로 관측됐던 개혁성향의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인위적인 단기부양에 반대하는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종합부동산세와 네덜란드식 노사모델 도입 등 진보적인 경제정책을 추진해온 이 위원장의 경제관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노 대통령이 25일 주재한 첫 국정과제조정회의의 사회를 이 위원장에 맡겼다. 노 대통령이 12개 대통령자문 국정과제위원회의 협의체인 국정과제조정회의의 수석위원장으로서 이 위원장의 위상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는 대통령 주재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의 의전 서열상 김우식 비서실장에 이어 두번째 자리를 차지한 이 위원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더군다나 이날 노 대통령은 “정책기획위원회가 국정과제위원회 활동 전반을 관리하라”고 지시, 사실상 이 위원장이 국정과제 전반의 큰 틀을 기안, 운영하게끔 힘을 실어주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3ㆍ24일 “정부가 경기부양으로 정책전환을 한다거나 부동산 정책에 큰 변화가 있는 것처럼 얘기하거나 확대해석하지 말라”, “정부는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 “주택가격 안정정책은 어떤 다른 정책적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최우선 과제로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부동산을 통한 경기 부양은 안 된다’라는 평소 이 위원장의 지론을 다시 확인해준 셈이다.
이는 노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언급한 내용과 뉘앙스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노 대통령은 당시 국민경제자문회의에 부동산정책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 ‘부동산정책분과위원회’를 신설하고 이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할 기획단을 이헌재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총괄하도록 하는 한편 개혁적인 세제개편안으로 내년에 도입될 예정인 종합부동산세제를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을 놓고 참여정부 2기의 경제정책 주도권이 개혁성향인 이 위원장에서 시장론자인 이 부총리로 넘어갔다는 해석이 나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