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우그룹<유로대우>:9(한국기업의 21세기 비전)

◎연 30% 성장… EU경영 “눈앞”/2000년 유럽 5대 굴삭기업체 도약 야심/생산량 5배 확충… 내년 흑자원년 “확실”/“하면된다” 종업원 의욕고취 성장 원동력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사령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남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 가량을 달리면 광산도시인 프라메리시가 나온다. 한때 이지역경제를 지탱하던 광산산업은 이미 쇠퇴, 그 자취를 쉽게 찾아볼수 없지만 건물마다 석탄가루가 묻어있는듯 도시전체가 어두운 분위기다. 시를 꾸미고 있는 건물도 벨기에의 다른 지역보다 낙후된 느낌이다. 이 곳 시가지를 달리다보면 대우그룹고유의 마크인 파란색 로고와 「DAEWOO」글자가 새겨진 안내표시판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대우중공업의 굴삭기공장인 「유로대우(EURO DAEWOO S.A)」안내판이다. 이 안내판을 따라 10여분 가량 달리면 어두운 도시분위기와 달리 새로 지어진 현대식 건물과 공장이 나타난다. 유로대우다. 이 건물은 광산도시에서 탈바꿈하기 위해 재건움직임이 활발한 프라메리시를 상징하듯 초현대식으로 꾸며져 있다. 유로대우 공장은 프라메리가 중공업 도시로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 이 곳 사람들에겐 아주 「특별한」존재가 되고 있다. 특히 공장규모가 이곳에 진출한 해외기업중 가장 커 이 지역에 대한 왈룬(불어사용지역)정부의 해외유치사례중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장에 들어서면 곳곳에서 단장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오는 11월 28일, 이 곳 진출 6주년 기념행사로 추진중인 확대준공식에 대비한 마무리작업이다. 이를위해 연간 3백대를 생산하던 공장규모를 1천5백대 규모로 5배나 늘렸다. 『다음달의 확대준공식은 유로대우의 본격적인 유럽출격을 선언하는 행사다. 이번 확대준공식을 계기로 매년 30%이상씩 판매량을 늘려 5년내 유럽지역내 5대굴삭기업체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민성기 유로대우대표(이사)는 확대 준공식이 갖는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이같은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대우는 이미 공장증설에 맞춘 판매전략도 마련한 상태다. 대우는 딜러망 확충에 나서 유럽 각지역에 굴삭기등 중장비부문 48개, 지게차부문 87개(국내수출분 판매망)의 딜러망을 구축했다. 동구권및 스페인지역의 신규딜러망 확충작업에도 착수했다. 유로대우의 이같은 의욕적인 사업확대는 인수초기 의구심을 감추지 못했던 현지종업원들의 적극적인 사업참여로도 이어졌다. E 마고가 생산담당매니저(과장)는 『그동안 대우의 사업확장의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직원에 대한 생산확대 독려와 결근율 줄이기로 연결됐다』면서 『생산직 직원이 결근할 경우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한다. 유로대우가 공장인수 6개월만에 굴삭기 1호기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도, 지난 93년 유럽동종업체중에서 가장먼저 ISO 9002인증을 획득할수 있는 것도 그 바탕에는 대우의 사업확대 의지와 함께 현지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힘」이 됐음을 느낄수 있다. 대우중공업이 이 곳에 생산기반을 마련한 것은 지난 90년 말. 유럽블록화에 앞서 현지교두보를 구축해야겠다는 전략에서였다. 무역협회를 통해 광산장비업체였던 이 공장(CBM사)에 대한 정보를 얻어 3주간 타당성을 조사한 후 전격인수계약을 맺었다. 인수금액은 1백만달러. 대지 1만4천7백평에 건평 3천2백평 규모였던 공장규모를 감안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다. 여기에 왈룬정부로부터 인수보조금은 물론 직무·영어교육등 직원들에 대한 트레이닝비도 지원받았다. 민대표는 『벨기에내 낙후지역인 프라메리에 들어온 것은 인수금액이 낮은데다 정부차원의 인센티브도 많을 것이란 판단에서였다』며 『유럽연합출범에 대응한 이 곳의 생산기지 구축은 시의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한다. 프라메리시는 특히 9백㎞내 유럽 대부분 지역이 위치해 있는 물류중심지. 굴삭기등 중장비의 경우 부피와 중량이 커 생산코스트보다는 물류코스트의 비중이 더 중요한 점을 감안하면 유럽전역을 커버할수 있는 최적의 입지조건인 셈이다. 왈룬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93년부터 올 연말까지 4년간 최저임금인상률(2∼3%)외의 임금인상을 동결, 임금상승폭이 안정돼 있는 것도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로대우도 올해 정부의 임금인상 가이드라인만 인상했다. 현재 이 공장은 대지 2만2천2백50평에 건평 7천평규모로 인수당시보다 2배이상 늘어났다. 자본금도 1천4백만달러로 인수금액의 14배나 늘었다. 유럽전진기지로 활용하기위한 대대적인 사업확장에 따른 것이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보다 38% 늘어난 9백대를 판매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1천2백대를 판매해 올해 보다 33% 늘린다는 목표다. 특히 국내수출분을 포함, 올해 1억3천2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손익분기점을 마련하고 내년부턴 흑자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민대표는 이에대해 『노력여하에 따라 충분히 달성가능한 목표며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나타낸다. 이를위해 지난 9월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생산성향상 1백일작전에 돌입했다. 그는 또 『지난달 독일에 판매한 제품에 클레임이 걸려 제품을 구입한 업체의 요청대로 3주내 클레임을 해결해 주니까 거래확대를 요구해왔다』며 『제품에 대한 신뢰성만 주면 유럽시장은 충분히 뚫을수 있으며 이 곳 제품이 다른 어느나라 제품과도 충분히 경쟁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있다』고 말한다. 민대표의 말에서 중장비시장의 유럽장벽을 넘는 중심에 「유로대우」가 있고, 다른 그룹보다 앞서 세계경영을 펼치고 있는 「대우맨」의 의지를 느낄 수있다.<프라메리=이용택> ◎민성기 유로대우 대표/“AS무기 독시장 집중공략”/종업원 출근율·생산성제고 역점(인터뷰) 민성기 유로대우대표(이사)는 한때 광산장비 정비공장의 인수에서부터 최근의 증설작업에 이르기 까지 모든 일을 직접 챙긴 유로대우의 「산증인」. 그는 지난 90년 인수팀이 인수작업을 끝내고 국내로 돌아간 뒤에도 기술진이 들어올 때까지 3개월여를 혼자 남아 간이침대생활을 하며 먼지와 때로 찌든 공장을 재탄생시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유럽 중장비시장이 침체돼 판로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유럽의 굴삭기 시장은 오는 2000년까지 높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러나 노력여하에 따라 충분히 판매를 늘려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난해부터 기계·중장비분야의 최선진국인 독일시장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개인적인 야심이기도 하지만 독일시장에서 성공하면 다른 유럽국가는 비교적 손쉽게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중장기 경영목표는. ▲2000년까지 국내수출분을 포함해 모두 3천대의 굴삭기를 판매, 유럽내 5위권의 굴삭기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이를위해 판매량을 매년 30%이상씩 늘려갈 계획이다. 또 독일·영국·프랑스 등 각 지역에 딜러들을 관할하는 판매자회사를 설립해 운영중이다. 이같은 전략이 어느정도 성공을 거둬 영국에선 이미 5대업체로 부상했으며 핀란드에선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서구에 진출한 국내기업 대부분이 결근율이 높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프랑스와 마찬 가지로 결근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평균 1일 7∼8%수준이고 금요일에는 15%까지 올라간다. 그래서 지난 9월부터 생산성극대화와 근태율을 높이기위해 1백일 작전을 벌이고 있다. 생산직원을 각 조로 편성, 이 기간동안 생산성과 근태율이 높은 조에는 포상할 계획이다. 또 만근할 경우 개별개근 수당도 제공하고 있다. ◎디디에 동퓌 벨기에 프라메리 시장/“정부차원 파격지원 계획”(인터뷰) 「유로대우」는 벨기에 왈룬지역 내 해외기업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방정부는 물론 의회에서도 대우의 판매및 애로사항에 관심을 기울일 정도. 유로대우가 최근 왈룬지역에 진출한 외국기업중 가장 큰 규모인데다 유로대우의 성공여부가 다른 해외기업 유치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디디에 동퓌 프라메리시장은 『대우등 해외진출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 위해 왈룬정부에 재정지원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며 『그 계기는 대우가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왈룬지역정부내 최연소 의원이기도 한 동퓌시장은 또 『정부와 의회에 대우의 상황을 수시로 알리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이 곳에 진출한 외국기업중 대우와의 접촉이 가장 많다』며 유로대우의 의미를 강조한다. 『대우의 발전이 바로 프라메리시 발전과 직결되는 만큼 가능한 모든 지원을 다할 계획이다.』 동퓌시장의 말은 왈룬지역내 유로대우의 위상을 그대로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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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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