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웰빙' 식품, 몸에는 좋아도 다이어트엔 도움 안된다

웰빙식품들 대부분 칼로리 높아…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건 착각

최근 고혈압을 진단받은 권혜순(48.가명)씨는살을 빼기로 마음먹고 유기농 과일과 야채, 요구르트 등 소위 '웰빙' 식품으로 식탁을 채우고 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체중계 바늘은 62kg에서 한 칸도 움직이지 않았다. 김씨가 다이어트에 실패한 이유는 `건강에 좋은 음식'을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이라고 이해했기 때문이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요구르트는 우유보다 칼로리가 높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은 칼로리가 적지 않을 뿐 아니라 소화ㆍ흡수가 잘 돼 배고픔을 부채질한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한 음식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지만 건강에 좋은 음식과 체중감량을 돕는 음식을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서울대학교병원의 홍명근 영양사는 "이런 생각이야말로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견과류, 요구르트, 잡곡밥 등 건강에 좋다는 음식을 마음껏 먹고, 심지어 후르츠 케이크에 과일이 들었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합리화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리밥이나 콩밥 등 잡곡밥 한 공기(210g)는 300 칼로리로 흰밥과 거의 차이가 없다. 다만 혼식을 하면 쌀에 부족한 필수 아미노산을 보충할 수 있어서 영양 면에서 우수하다.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호두, 올리브, 칼슘이 풍부한 치즈도 영양이 우수하고열량도 높은 음식들이다. 또 한가지 함정은 '자연식품'을 표방하는 간식거리다. 보통 감자칩과 유기농 감자칩은 똑같이 한 봉지에 400~500칼로리다. 유기농 밀가루로 만들었다는 저지방 쿠키와 빵도 설탕이 많이 들어가 칼로리가그다지 낮지 않지만 사람들은 이런 '건강식품'을 별 부담 없이 먹는다. 미국 당뇨병 학회에서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섭취하는 총량이 중요하다"고 환자들을 교육한다. 포장 뒷면의 영양성분표에서 열량과 1회 분량을 확인해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선택하고, 열량이 같다면 가능한 한 비타민과 영양소가 풍부한 것을 고르는 것이 낫다. 미숫가루와 요구르트 같은 음식은 아무래도 과자 한 봉지보다 영양 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이다. 또 사과소스 대신 사과를, 마요네즈로 버무린 과일 샐러드 대신 싱싱한 과일을, 아일랜드 드레싱을 얹은 야채 샐러드 대신 생 야채를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홍 영양사는 "음식이 풍부한 현대사회에서 과식하는 버릇을 남겨 둔 채 건강을 유지하려면 저지방, 무설탕 식품을 찾느라 평생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과식하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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