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미국에서 시작한 이통서비스가 성공적인 온라인 마케팅에 힘입어 서서히 뿌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8일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컴피트에 따르면 SKT가 지난 5월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가상이동망사업자(MVNO) ‘힐리오’의 온라인 사이트 방문자가 모바일 ESPN의 5배를 웃돈다. 모바일 ESPN은 세계 최고의 스포츠 케이블방송사인 ESPN이 스포츠 관련 콘텐츠에 특화해 설립한 MVNO다. 힐리오는 브랜드 인지도에서는 모바일 ESPN의 상대가 되지 못하지만 활발한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순 방문자수를 기준으로 하면 ESPN을 압도한 셈이다. 힐리오는 한국의 싸이월드와 유사한 ‘마이스페이스’, 야후 등과의 제휴를 통해 활발한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중이다. 또한 오프라인상의 소매 채널을 보완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단말기 구매에서 서비스 가입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힐리오는 데이터 서비스에 관심이 큰 기술지향적 고객을 주요 타겟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방문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잠재 고객이 늘어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MVNO 사업이 성공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우선 MVNO는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사업을 벌이기 때문에 기존 사업자가 외면하는 틈새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 차별화와 고객 분화, 단말기와 영업망 확보가 필수적이다. 초기 MVNO 시장은 음성 통화 위주의 저가 선불통화 시장으로 출발했지만 후발 주자의 경우에는 오락이나 스포츠, 모바일 콘텐츠 등 서비스 차별화에서 승부를 거는 수 밖에 없다. 미국에서 2개의 MVNO를 거느린 디즈니조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도 높고 특화된 콘텐츠도 많지만 단말기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반면 MTV와 제휴해 20대를 공략한 버진 모바일 USA나 힙합 라이프 스타일을 이동통신 서비스에 접목시킨 부스트 모바일은 서비스 차별화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SKT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중심의 마케팅으로 브랜드를 알려나가면서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을 병행중”이라며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에는 자신이 있는 만큼 다양한 단말기를 보급하게 되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