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5일 장중 1,270원대까지 치솟자 환전을 서둘러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로 은행 창구가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다만 실제로 환전에 나서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안창환 외환은행 영업부 외환환전창구 팀장은 "창구를 직접 찾거나 전화를 통해 환전 여부 및 환율전망에 대해 묻는 문의가 평소보다 2~3배 많았다"며 "원화를 달러로 바꾸려는 고객들 가운데 급하게 환전하거나 송금하려는 수요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오히려 갖고 있던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수요가 많았다. 안 팀장은 "외화예금이나 여행자수표(T/C)를 매도하는 고객들이 평소의 3배 가까이 달했다"며 "특히 수입결제 업체들의 환율 전망 문의가 잇따랐다"고 설명했다.
정병민 우리은행 테헤란지점 부지점장도 "달러를 보유한 교포나 업체에서 원화로 바꾸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까지 원화로 환전을 원하는 고객의 수요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6정 부지점장은 "지금 송금을 해야 하는 고객들은 꼭 필요한 규모만 송금하고 나머지는 이후 환율이 내릴 때를 기다리고 있다"며 "아침부터 언제 송금하는 게 좋을지 묻는 고객들이 유난히 많았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환율 폭등이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비정상적인 시장상황을 만들어냈다며 1~2주가량 시장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팀장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비정상적인 시장상황이 연출되고 있어 고객들에게 매입이나 매도를 권유하기 어렵다"며 "1~2주 정도 지나면 시장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정 부지점장도 "환율 상승을 장기적인 추세로 보는 고객은 많지 않다"며 "환율 급등이 추세적인 상황이라고 판단하기에 아직 이른 만큼 당분간 보수적이고 중립적으로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