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4일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송금` 해명이 국민적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미흡하다며 특검제 도입을 통한 진상규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치적으로 조기 매듭되길 희망하면서 필요할 경우 국회 상임위에서 여야합의로 책임있는 당국자의 증언을 듣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김 대통령의 대국민 성명 발표 직후 국회에서 총무회담을 갖고 특검제 도입여부 등 후속처리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 같은 입장차이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기존 방침대로 자민련과의 공조를 통해 특검법안을 오는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민련은 김 대통령의 직접 해명과 사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특검제 등을 통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국회 정보위, 통외통위 등 관련 상임위에서 필요할 경우 여야합의에 의해 책임있는 당국자의 증언을 들은 뒤 국익과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공개, 비공개 부분을 구분해 여야가 정치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앞으로 여론의 추이와 양당의 원내전략 변화에 따라 극적인 타협안 도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는 “상당한 기대를 했지만 국민적 핵심의혹에 대해 아무런 내용이 없었다”면서 “현대그룹의 대변인역만 했고 정경유착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회견을 통해 국민의 분노만 오히려 키운 만큼 특검제를 통해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그간 제기된 국민적 의혹을 푸는데 대통령이 직접 솔직한 심정을 밝힌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며 “국민의 알권리와 국익을 고려해 국회에서 이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기 바란다”고 밝혔다. 정균환 총무도 “국회에서 설득하고 합리적으로 모든 것을 처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동본기자, 임동석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