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웰빙포트폴리오/ 4월호] <웰빙인터뷰> 백 운 (한가람투자자문 펀드매니저)

"잘아는 기업 1∼3년 내다본후 투자" <BR>"150개 종목 관찰후 20개 종목 선별투자<BR>실적·업황등 고려해 매수·매도시기 포착"


“저는 보통 150개 종목을 관찰해 20개 종목을 선별, 투자풀을 구성합니다. 해당 업종이나 종목을 면밀히 살펴 기업의 본질가치와 기대가치를 동시에 분석하죠. 일반적 예측과 달리 하반기 장을 장미빛으로 보지는 않습니다만 자신이 잘 아는 기업만 사고 팔면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주식 위탁ㆍ운용사인 한가람투자자문의 백운(사진) 펀드매니저는 “남의 얘기를 듣고 자신이 잘 모르는 종목에 투자했다가는 손해를 보기 십상“이라며 “해당 업종이나 종목을 향후 1~3년 앞까지 내다봐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삼성증권 등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수년간 활동하다 지난해 초 펀드매니저로 변신,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올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몸담고 있는 한가람투자자문은 연기금, 보험, 금고, 중앙회 등에서 4,000억원 정도를 위탁 받아 주식에만 투자하며 투신사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이 중 20%를 운용하고 있으며, 1~2월에 시장 평균대비 5% 포인트 이상의 초과수익을 올렸다. 이 같은 성과는 무엇보다 기업실적과 업황, 시황, 외국인 동향 등 증시 수급여건을 꼼꼼히 따져 매수ㆍ매도 타이밍을 적절하게 잡은 결과다. 그는 운용자산대비 주식 비중을 작년 말 95~98%까지 늘렸다가 지난 2월 지수가 1,000을 돌파하자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서 80%까지 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서서히 매수의 강도를 높여 85%까지 비중을 확대했다. “만약 지수 900이 깨진다면 좀더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수할 계획입니다. 그 시점에 들어가면 배당만으로도 이익이 쏠쏠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유사시를 대비해 나머지 돈은 MMF 등에 넣어 놓죠.” 그렇다면 그가 선호하는 종목의 기준은 뭘까. 그는 우선 해당 기업의 시장지배력이 올라가는지, 혹은 떨어지는지를 살핀다. 실적의 경우 그 해 뿐만 아니라 최소 1~2년 뒤까지의 이익전망을 추정한다. 오너와 경영진의 자질, 고객의 충성도도 투자 기준이 된다. 물론 PER과 PBR 등의 투자지표는 기본이다. 투자업종 비중은 현재 IT(정보기술) 20%, 시클리컬스(화학ㆍ철강ㆍ해운ㆍ조선 등) 25%, 한전ㆍKTㆍSKT를 포함한 내수주 35%, 기타 코스닥 10~15% 정도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올들어 급등한 코스닥은 적지 않게 팔았고, 해운ㆍ철강ㆍ화학ㆍ은행업종도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보고 일부 차익을 실현했다. 반면 최근에는 IT와 자동차 비중을 다시 좀 늘렸다. 고유가 지속에 따라 정유쪽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관심종목으로는 시장지배력이 커지고 있는 현대자동차, LNG선 1위인 대우조선, 향후 몇 년간 업황이 호전될 LG필립스LCD 등을 예로 들었다. “향후 몇 년 뒤의 업황을 내다볼 때 해당 분야에서 시장지배력이 확대될 수 있는 업체들“이라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그는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으로 내다봤다. “경제나 기업실적이 하반기에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글로벌 유동성도 호전된다고만 볼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경기가 풀리며 기업실적이 나아지긴 하겠지만 내수ㆍ수출 모두 기대만큼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우선 내수의 경우 부동산ㆍ주식 상승과 관련된 웰스 이펙트(Wealth Effect)를 기대하기 쉽지 않고, 가계 소득도 늘지 않는 가운데 아직 상환해야 할 부채가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을 꼽았다. 수출도 최대시장인 중국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까지는 경착륙 없이 지속성장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환율하락ㆍ고유가 등으로 마진폭이 상당히 둔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글로벌 유동성 면에서도 외국인들의 비중이 42%가 넘어 앞으로 축소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IMF때 국내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과점화로 엄청난 이익을 올리고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할 때 증시로 쏟아져 들어왔다”며 “하지만 이제는 환율도 하락하고 국내외 금리차가 역전되는 등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추가 모멘텀이 없다면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들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우리 기업의 저평가 국면도 해소돼 대세상승 국면으로 진입까지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판단이다. 그렇다고 증시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은 아니다. 그는 “작년 말 올해 지수를 750~1,050으로 봤다가 2월 초 800~1,200으로 높였다”며 “우량 기업 증가, 국내 수급여건 호전 등으로 증시체질이 과거보다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거래는 900~1,100선에서 하려고 한다”며 “개인들은 주식을 잘 모르는 만큼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기업 위주로 투자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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