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하이스코 울산공장 종업원지주 형태 OEM방식 전환 후<br>2조 2교대의 힘든 일정에도 의욕 넘쳐<br>“모두가주인” 의식, 생산성 향상 연결
| 현대하이스코 울산공장 내 협력사 직원들이 강관생산용 대형 롤러 앞에서 강관 생산작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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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정년없이 일할수 있어 좋아요”
현대하이스코 울산공장 종업원지주 형태 OEM방식 전환 후2조 2교대의 힘든 일정에도 의욕 넘쳐“모두가주인” 의식, 생산성 향상 연결
울산=김상용 기자 kimi@sed.co.kr
현대하이스코 울산공장 내 협력사 직원들이 강관생산용 대형 롤러 앞에서 강관 생산작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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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기계를 돌려야지 쉴 틈이 어디 있습니까.”(김병선 현대파이프 대표)
지난 1일 오후 장대비 속에서 찾은 현대하이스코 울산공장의 강관공장은 열연강판을 자르는 굉음, 강관들이 롤러를 통해 쏟아지는 소리, 이를 확인하는 직원들의 함성으로 열기가 가득했다.
특히 강관공장 내의 작업자들은 연신 땀을 닦아내며 기계에서 쏟아진 강관에 기름칠을 하며 불량품을 골라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들의 얼굴에는 과거 4조3교대에서 2조2교대 체제로 전환한 데 따른 빡빡한 생산 일정에도 불구하고 의욕이 넘쳐나고 있었다.
현대하이스코가 90년대부터 중소업체의 난립으로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는 강관공장에 대해 종업원 지주형태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전환한 후 달라진 모습이다.
이들은 최근 현대하이스코의 제조 부문 아웃소싱 전략에 따라 개인별로 자본금을 내고 부문별로 협력사를 만든 후 현대하이스코 내 작업 설비를 매입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노조는 물론 작업현장을 감시하는 관리자도 없다. 모두가 노조원이자 주인, 감시자이기 때문이다.
◇“정년이 없어서 좋아요”=과거 OEM 방식 전환 이전 340명에 달하던 직원 중 120명이 강관공장의 주주를 선택했고 나머지 220여명은 현대하이스코 당진공장을 선택했다. 울산 잔류를 선택한 이들은 현대하이스코에서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현대하이스코의 울타리를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직원들이다. 회사로부터 이 같은 종업원 지주제 형식의 OEM 방식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조심스러운 마음이 앞선 것도 사실이다.
김병선 현대파이프 대표는 “처음에는 회사를 그만 둔 후 퇴직금을 모아 설비를 매입해 사장이 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다”며 “하지만 주주로 있는 한 정년을 넘기면서 일할 수 있어 선택을 잘했다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당진공장을 선택한 동료들로부터 울산공장 합류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당진공장을 선택한 이들은 노조의 테두리 안에서 정년까지는 보장받을 수 있지만 그 이후에 대한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 “조직이 젊어서 활기가 넘칩니다”=OEM 방식으로 전환한 이후 현대하이스코가 얻는 메리트는 조직의 유연성을 확맨杉募?점이다. 2004년 기준 생산비용을 이들 협력사에 모두 보장하지만 향후 5년 동안 임금인상이나 조직원의 고령화 등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협력사의 주주로 참여한 과거 현장직원 120여명의 경우 당진공장을 선택한 동료(220명)만큼 젊은 인력을 자체적으로 선발, 비용 절감과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를 꾀할 수도 있다. 결국 회사로선 지난해와 동일한 생산비용을 지불하면서 임금인상과 노사문제를 피해갈 수 있고 협력사에 있는 옛 직원들은 연말 배당금에 추가 성과급까지 기대할 수 있어 모두가 ‘윈윈’인 셈이다.
박순보 현대하이스코 울산공장 상무이사는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면서 노사가 안정되고 생산성이 향상된 후 품질마저 안정되고 있다”며 “제품에 대한 가격 경쟁력으로 강관사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5/07/03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