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이는 등 정면대결로 치닫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안 통과를 강행하려고 했지만 야당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쳐 파행을 겪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법의 상임위 통과는 하루 연기됐다.
국회 정무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법안 심사 보고와 전문위원의 검토 보고만 듣고 결국 30분만에 산회했다.
열린우리당은 회의 직전 한나라당에 개회는 하되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16일 오전 중 재계와 간담회를 가진 후 오후에 처리하자는 타협안을 한나라당에 제시했으나 한나라당은 회의 자체가 무효라며 참석을 거부했다.
정무회의는 한나라당 의원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예정보다 50분 늦은 오후2시50분에 개회됐다. 검토 보고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듯하던 회의는 개회 5분만에 한나라당측 간사인 권영세 의원이 모습을 나타내면서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권 의원은 김희선 위원장에게 이날 회의가 무효라며 비록 의결은 않더라도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여당측 간사인 문학진 의원은 야당이 참석을 안 하더라도 일정에 따른 회의를 지속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양당 간사가 고성을 주고 받으며 논쟁을 벌이는 바람에 전병헌 의원의 심사보고는 전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문 의원과 권 의원은 회의가 끝난 후에도 논쟁을 지속했으나 서로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만 확인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14일 심사소위가 야당측 위원 2명이 퇴장한 가운데 3명의 여당 위원들만으로 열렸기 때문에 차후의 법안 처리 강행은 ‘날치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도 공정거래법 개정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김희선(국회 정무 위원장) 당이냐”라면서 여당을 몰아붙였다.
김 대표는 회담에 앞서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인사말을 나누는 자리에서 “오늘 우리가(양당 원내대표가) 만나는 걸 알 텐데 어제(14일) 공정거래법 개정안 같은 중요한 법률안을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밀어붙이기식으로 통과시킬 이유가 무엇이냐”며 맹공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