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국 대선에서 시종 이어진 박빙의 선거전에도불구하고 경제분석기법을 활용한 판세예측 모델들은 일찌감치 조시 부시 대통령의재선을 낙관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정확한 예측으로 명성을 누렸던 조그비가 반년전부터 민주당 케리후보의 우세를점쳐오다 선거당일 성급하게 케리의 압도적 승리를 예견해 큰 망신을 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점에서 부시의 재선은 선거예측 모델들간의 경쟁에서 이라크전쟁이나 실업,의료보험문제 등 국내적 이슈에 가중치를 둔 조그비식 모델에 대한 경제모델의 승리라고도 평가할 수 있다.
실제 예일대 경제학자 레이 페어박사는 지난 7월 자신의 예측모델을 활용해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부시 대통령이 상당히 큰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온라인 도박사들도 대부분 부시의 승리를 예견해왔다.
펜실베이니아 웨스트 체스터에서 이코노미닷컴을 운영하는 로버트 다이도 경제적 예측모델에 근거, 일찌감치 부시의 승리를 낙관해왔다.
그는 "재임중 일자리 창출에는 변변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부시는 높은 성장률과 낮은 인플레 등 경제쪽에서 덕을 본 것"이라면서 "유권자들은 경제문제로 크게 고민하지않아도 된 만큼 테러 등 다른 측면도 고려할 여유를 가질 수 있었고, 결국 부시를 밀어주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표전 마지막주에 조그비를 포함해 미 전역에서 실시된 10개 여론조사중 아홉은 두 후보의 득표율차가 오차범위인 3%포인트 이내에 들어와있다는 결과치를 얻었다.
그중 일곱은 부시가, 둘은 케리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제모델에 바탕한 예측치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손에 땀을 쥐게하는박빙'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미 지난 7월부터 페어박사나 글로벌 인사이트, 이코노미닷컴 등은 미국경제의 높은 성장률과 안정된 물가수준 등을 종합해볼 때 부시가무난히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페어박사는 그의 예측모델이 이미 지난 2002년11월부터 '투표가 임박해 판세가요동치더라도 경제만 계속 순항하면 부시는 넘어뜨리기 어려운 상대가 될 것'임을예견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페어박사가 예측한 부시의 득표율 57.7%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미국민의 염려에 너무 많은 가중치를 둔 결과로 보인다.
페어의 예측모델도 처음부터 잘 들어맞았던 것은 아니다.
올해 62세인 그는 지난 1978년 대선부터 경제모델을 이용한 예측모델을 연구해왔지만 지난 2000년 대선에서는 고어의 승리를 예견했었다.
대선투표 득표율이 높아도 선거인단 확보면에서뒤집힐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때문이다.
이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진 페어 예측모델은 현재 23개 선거에서 20개의 결과를 정확히 맞추는 기록을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 영국의 컨설팅업체 옥스퍼드 애널리티컬은 페어 모델을 포함한 8개경제예측모델을 종합해 부시가 53.8%, 케리가 46.2%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경제예측모델은 분석기법이나 가중치 등의 측면에서 약간씩 차이가있다.
페어는 선거가 있는 해 국내총생산(GDP)과 4년간의 인플레이션 기록을 중시한다.
1인당 GDP성장률이 3.2%를 상회하면 현직에 유리하다.
이코노미닷컴의 다이 모델은 각주의 경제상황에 비중을 둔다.
지역 실업률과 전국적 인플레율을 함께 참작하는 그의 모델은 최근 7개 선거결과를 내리 맞춰냈다.
그는 이번에 내놓은 부시의 예상득표율은 53.2%였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이겔 골트 모델은 1인당 국민소득과 실업률에 후보자의 현직여부, 유권자들의 선호정당의 정치적 변수들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그가예측한 부시의 득표율은 55.7%였다.
(뉴욕 블룸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