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산업은행의 부실경영에 책임을 물어 전·현직 임직원 40여명에 대한 문책을 재경부에 의뢰했다. 국책은행과 일반은행을 통틀어 감독기관이 이처럼 많은 인원의 징계를 한꺼번에 요구하기는 사상 처음이다.2일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20일까지 산업은행에 대한 건전성 검사를 실시, 방만한 여신운용 등에 책임이 있는 전·현직 임직원 40여명을 적발, 감독기관인 재경부에 문책을 의뢰했다.
재경부는 임원의 경우 업무 잘못의 경중(輕重)에 따라 문책 수위를 결정해야하며 직원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이 자체 징계토록 통보해야 한다. 이들 가운데 현직은 임원급 2∼3명을 포함 15명이며 나머지는 모두 전직 임직원이다. 전체 문책 대상자중 전·현직 임원은 1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문책 대상자 가운데는 대출을 하면서 산금채 매입을 강요하는 등 꺾기를 요구한 사례도 일부 있으나 상당수는 방만한 여신관리로 채권의 부실화에 책임이 있는 임직원들』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말 무수익여신이 총여신의 9.65%인 5조6,900억원, 부실여신은 자기자본의 58.5%인 2조3,300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상태가 매우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건전성 검사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에 따라 처음이뤄진 것으로 이달중 기업은행에 대해서도 종합검사가 실시된다.
/우승호 기자 DERRIDA@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