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7월 9일] 하반기 경제 체크 포인트

상전벽해라는 말이 있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뜻으로 세상이 놀라울 정도로 변했다는 의미다. 필자는 최근 우리 경제의 변화를 보면서 이러한 표현이 딱 들어맞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8%로 높였다.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성장률 0.2%에 비하면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남유럽 재정위기와 일부 부문의 체감경기가 회복되지 않아 불안한 측면도 있지만 수출ㆍ물가ㆍ외환보유액ㆍ환율 등 주요 경제지표들을 보면 위기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서비스업 활성화로 고용창출을 이제 어떻게 하면 현재의 경제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하도록 할 것인가에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서 현재의 경기흐름을 유지하면서 물가ㆍ부동산ㆍ가계부채 등 불안요인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나선 것은 적절하다고 본다. 아울러 고용창출을 위해 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유도하고 노동 유연성을 강화하겠다고 한 점, 녹색성장 등 신성장동력 산업의 확충에 노력하고 대외개방에도 힘쓰겠다고 한 점 등은 위기 이후 우리 경제 도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부터 우리 경제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 산업을 활성화에는 좀 더 과감하고 전향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서비스 분야는 내수 중심 산업으로 경기 활성화의 효과가 크고 일자리 창출 능력도 뛰어나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정부도 서비스 산업 전반에 대한 선진화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지만 아직까지 진입장벽 등 근본적인 문제점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의 영리법인 도입 추진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의료 서비스 산업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2%로 매우 적은 편이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보다 GDP 대비 의료 서비스 산업 비중이 낮은 나라는 3.5%인 멕시코와 3.9%인 슬로바키아 두 나라에 불과하다. 의료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해외투자 유치와 의료관광 활성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노사관계 선진화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투쟁 위주의 후진적 노사관계는 고용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달부터는 근로시간면제한도(타임오프) 제도까지 전면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시행 초기에 갈등과 혼란이 다소 있을 것이나 노사정 간 어려운 협상과정을 거쳐 마련한 제도인 만큼 노사 모두 제도 안착에 힘써야 한다. 일부 노조에서 전임자 임금을 요구하며 불법파업을 벌이고 있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동계는 전임자 임금은 스스로 해결한다는 자세를 갖고 노동운동도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업은 새 제도를 통해 노사관계가 한단계 성숙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당장의 노사 간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 정부도 전임자 임금 지급에 대한 노동계의 무리한 요구에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하게 대응해야 한다. 출구전략, 물가변동등 감안해야 기업의욕 진작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급격한 경제정책 기조 변화를 자제하고 세제 개선, 규제 완화, 기업가정신 제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기업이 향후 성장세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각에서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 문을 열고 집을 나서기 전에 가스ㆍ전기가 제대로 안전하게 제어됐는지 철저히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렇지 않으면 되돌아오거나 아니면 화재를 당하는 우를 범할 수밖에 없다. 출구전략은 물가ㆍ경기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신중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최근 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이 선전을 펼쳐 국민들을 기쁘게 한 것처럼 정부ㆍ기업ㆍ근로자 모두 한마음으로 힘을 모은다면 우리 경제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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