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부시-케리 비방전 점입가경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대통령 후보 양 진영의 선거전이 말초적인 이미지와 흑색 선전을 담은 광고와 독설이 오가는 등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다. ◇ 비방 광고= 부시 대통령 진영은 22일 케리 후보가 윈드서핑을 하며 이리 저리 움직이는 영상 광고를 내보내면서 "케리 후보는 이라크전에 찬성했다가 반대하고,또 찬성했다가 다시 반대하고 있다"며 우유 부단한 인물로 몰아세웠다. 요한 시트라우스의 '다뉴브 강의 잔물결'을 배경 음악으로 담은 이 광고는 "존케리, 바람이 부는 대로..." 라는 말로 끝을 맺고 있다. 이 광고가 나가자 마자 케리 후보 진영은 성조기를 배경으로 "1천명의 미군 사상자와 금주만 해도 2명이 참수됐다" 면서 "이라크전의 '수렁'에 대한 부시의 대답은 유치하고 비속한 비방 광고"라며 반격을 가했다. 케리 후보 진영이 '수렁'(quagmire)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으로 이는 미국민들에게 곧 베트남전을 연상케 하는 것이어서, 이라크전이 성공적이라고 주장해온 부시 대통령 진영을 매우 자극하는 것이다. 한편 케리 후보의 베트남전 무훈과 반전 활동을 두차례의 광고로 비방했던 참전용사들은 세번째 광고를 통해 "케리 후보가 70년대 비밀리에 적과 만났다"고 주장했다. 케리 후보는 자신이 반전활동의 일환으로 베트남 포로 문제 논의를 위해 열린파리 평화회담에 참석했을 당시 월맹군과 월남군 양측 모두를 만난 사실을 이미 증언한 바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비판했다. 친 케리 성향의 '미디어 펀드'는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을 본 떠 부시 대통령 일가를 '부패한' 사우디 아라비아 왕가와 연계시키면서, 부시 대통령이 사우디 정부가 9.11 테러범들에게 자금을 지원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막은 것 처럼 추측케 하는 광고를 냈다. 이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광고라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 독설 교환= 케리 후보측이 문제의 '윈드 서핑' 광고에 격분한 것은 모처럼휴가를 즐기는 모습을 악화중인 이라크 상황과 대비시키면서, '이랬다 저랬다' 하는이미지로 연계시켰기 때문. 케리 진영은 이 광고가 나간 지 수시간만에 '수렁' 광고로 반격하면서 "부시 진영이 도발적으로 나오면 우리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흥분했다. 또 존 에드워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부시 대통령은 수년전 골프장에서 테러 공격에 대해 질문을 받자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드라이브를 칠테니 봐라'고 했었다" 면서 " 오늘 부시는 또 웃었다. 1천명이 넘는 미국인이 목숨을 잃고 참수를 당하는 등 이라크는 엉망진창인데, 그들은 이것을 조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부시 캠프 대변인인 스티브 슈밋은 "윈드 서핑 광고는 케리의 만성적인 우유 부단증과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매우 진지한 것"이라고옹호하면서 "부시 대통령은 대테러전에는 어려운 날들이 있을 것임을 명백히 밝혀왔기 때문에 (이라크전에 대한) 케리측의 비난은 하찮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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